
■ ‘12·3 계엄’ 핵심의혹 공방
곽종근, 국조서 “尹이 체포 지시”
김용현,재판서 “동태 살피란 말
의원 아니라 요원 빼내라고 했다”
내달 4~11일 홍장원 등 증인출석
金 “일부 국무위원 계엄선포 동의”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핵심인사 중 처음으로 구속기소 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계엄 당시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 지시한 혐의 등을 모두 부인하는 증언을 내놓았다. 앞서 군·경찰 지휘부 관계자들의 진술과 검찰 수사결과 등에 정면배치되는 것으로 향후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본격적인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를 전망이다. 윤 대통령도 “국가 비상상황, 위기상황이 국회 독재에 의해 초래됐다”고 발언하는 등 김 전 장관을 앞세워 계엄 정당성을 강변하고 나섰다.
김 전 장관은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증인 출석해 정치활동을 금지한 ‘포고령 1호’에 대해 국회 입법활동이나 계엄해제 결의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없고, 윤 대통령은 계엄 후 소수병력만 투입할 것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건네받은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쪽지’도 자신이 직접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최 대행이 늦게 와 실무자를 통해 줬다”며 “내가 작성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지시에 관해서도 “동태를 잘 살피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부인하면서도 “동정을 확인하다 (포고령) 위반 우려가 있으면 사전 차단할 필요가 있고, 필요하면 체포가 이뤄질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답했다.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가 구성되면 주요 인사 체포 가능성이 있었음을 시사한 셈이다. 김 전 장관은 계엄 당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등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지시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윤 대통령 측 변호사가 “국회 상황이 혼잡하다는 보고를 받고 사상자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 한 것이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위헌 핵심 사유로 꼽히는 포고령 1호 작성·수정 등 책임을 김 전 장관에게 떠넘겼다. 그는 직접 김 전 장관을 신문하며 “관저에 가지고 오신 걸로 기억된다. 국가비상상황, 위기상황이 국회 독재에 의해 초래됐으니 포고령 1호니 이런 것들이 추상적이지만 상징적 측면에서 놔뒀는데 기억나냐”고 물었다. 김 전 장관은 “기억난다”며 “대통령께서 평소보다 꼼꼼하게 안 보시는 것을 느꼈다”고 화답했다.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서 일부 국무위원이 계엄에 동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전 장관은 ‘국무회의 당시 동의한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었다. 누구인지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 내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그동안 국회 증언이나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드러난 사실과 배치된 주장을 펼쳐 향후 탄핵심판 증인으로 채택된 인사들과 진실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곽 전 사령관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내란 국정조사특위에서 윤 대통령 체포 지시에 대해 “분명하게 사실이라고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린다”고 정면 반박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싹 잡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헌재는 다음 달 4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홍 전 차장, 6일 김현태 전 특전사 707 특수임무단장, 곽 전 사령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11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증인신문을 이어가며 윤 대통령·김 전 장관의 증언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민·전수한 기자
관련기사
-
‘의원 아니라 요원’ 김용현 주장에 야당 “‘바이든-날리면’식 기만”
-
[속보]김용현 “‘의원’ 아니라 ‘요원’ 끌어내라 했다”
-
"국회‘요원’ 박지원입니다…왕법꾸라지 윤석열·김용현 저질코미디"
-
‘尹 부정선거론’ … 헌재가 검증한다
-
‘내란죄 수사권’ 없는 檢, 尹 소환 대신 구치소 방문조사 고려
-
김용현 계엄 선포일 10명과 92만원 점심, 계엄모의?…계엄 해제일 尹과 국수오찬설
-
김용현과 눈 안마주친 尹,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계엄 결심” 등 발언엔 ‘끄덕끄덕’
-
尹 "국회 안에 특전사 몇명 없었잖나"…김용현 "280명 곳곳에"
-
前수방사령관 "국회 유리창 몇장 부쉈다고 내란죄 폭동 해당안돼…정당한 명령 따른 군사적 조치"
-
탄핵재판서 마주하는 윤석열 - 김용현 ‘포고령 1호’ 진실공방
-
‘空수처’… 尹 구속했지만 51일 수사는 ‘빈손’
-
법원, 김용현 보석 청구 "증거인멸 우려" 이유 기각…혈액암 투병 조지호는 석방
-
檢, 오늘 ‘尹 구속 연장’ 신청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