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태열 방미 및 한미 외교장관 회담 개최 임박
北징후 포착 없지만 ‘계산된’ 도발 가능성
조만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 등과 맞물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기습 도발에 나설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핵·미사일 도발의 ‘택일’과 관련해 중요한 외교 회의 등을 계기로 삼는 경향을 보여왔다.
북한의 최근 도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 6일과 14일에 감행됐다.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조 바이든 행정부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서울에서 회담이 진행되는 도중에 이뤄졌다.
8일 후인 14일에 재개했던 사거리 300㎞ 이하 저고도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추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는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부임한 후 처음으로 외교부를 방문해 조 장관과 김홍균 1차관을 만난 날과 공교롭게 겹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날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적 수요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력 등 여러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도발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내고, 한국에서의 각종 외교 이벤트에서 나오는 대북 압박 메시지에 저항하는 이중적 의도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맞춰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조 장관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기 위한 방미 시기는 다음달 초가 유력하게 거론되나, 엄중한 시기인 점을 감안할 때 설 연휴가 낀 이달 중으로 앞당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선 북한이 정찰위성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를 계속하고 있지만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되는 발사 징후는 없다. 다만 SRBM과 순항미사일(CM) 등은 상시 기습발사가 가능한 상태로 보고 있다.합동참모본부는 24일 "트럼프 취임 이후인 현재 미사일 발사 임박징후는 포착되고 있지 않지만, 군사정찰위성 및 ICBM 등 발사 준비는 계속되고 있으며 SRBM 및 크루즈미사일(CM) 등은 상시 기습발사가 가능한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설날 당일에 도발한 사례는 없지만, 최근에는 설과 추석 연휴 등과 무관하게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선택적 기습 도발을 실시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외교적 이벤트에 도발 시기를 맞추는 경우가 있다"면서 "다만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타깃으로 한 고강도 무력 시위를 재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관심을 끌기 위한 저강도 도발은 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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