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광주 평화회의 ‘평화, 가야 할 그날’ 행사에 참여해 인사말하는 모습.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광주 평화회의 ‘평화, 가야 할 그날’ 행사에 참여해 인사말하는 모습. 뉴시스


“학창 시절 끝나면 책 안 읽는 사람 과거 세계관에 멈춰”
“멀쩡하게 보이는 사람이 종북좌파·반국가세력 운운하며 망상 속 허우적”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일 “정치하는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대통령은 더더욱 그런 자리”라고 밝혔다. 반국가세력 척결을 내걸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로 읽힌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독서’라는 제목의 책을 추천하는 글을 올리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책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지낸 신동호 씨가 썼다.

문 전 대통령은 “책을 많이 읽는다고 꼭 지혜로운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지 않고는 통찰력과 분별력을 갖추기가 어렵다”며 “왕조 시대에도 세종과 정조 등 큰 업적을 남긴 개혁 군주들은 모두가 독서 군주들이었다”고 썼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감옥에서 읽은 앨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에 큰 감명을 받아, 초고속 인터넷망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정보통신부를 신설하여 대한민국을 IT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초석을 쌓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며 “왜 대통령이 책을 읽는 사람이어야 하는지 잘 설명해 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학창 시절이 끝나면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니 세상은 빠르게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자신은 과거의 세계관에 멈춰 있기가 쉽다”면서 최근 정치 상황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

문 전 대통령은 “경제 선진국과 문화 선진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이 유독 정치 영역에서는 구시대적 세계관과 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멀쩡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종북좌파니 좌경용공이니 반국가세력이니 하며 유령 같은 망상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책을 안 읽는 정치는 나라를 추락시키고, 분열시키며, 국민의 삶을 뒷걸음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다른 자리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낸 적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박광온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설립한 싱크탱크 ‘일곱번째 나라 LAB’이 서울 종로구 노무현 시민센터에서 개최한 ‘탄핵너머 다시 만날 민주주의’ 심포지엄에 보낸 축사에서 “정치행태가 날로 극단화되어가는 정치적 현실이 우려스럽다”며 “헛된 망상과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헌정 체제마저 뒤흔들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상황이 더욱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오남석 기자
오남석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