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한전 제공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한전 제공


연결 기준 8조 원대 흑자 예상…‘별도 순익’ 달성까진 불투명
200조 원대 부채 탓 ‘연 4조 원대 이자 폭탄’ 부담도 여전



한국전력이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 효과 덕분에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8조 원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4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배당 결정에 중요한 별도 기준 순이익 달성 여부는 불투명한 데다, 200조 원대 부채로 인해 연간 4조 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까지 지고 있어 2024회계연도 주주 배당 재개는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보고서를 낸 증권사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연결 기준 한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조9105억 원으로 예측됐다. 지난 한 해 전체로는 8조8562억 원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한전은 연간 기준으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영업 흑자를 보게 된다. 앞서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전후로 한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 시기에 원가 밑으로 전기를 공급해 2021∼2023년 43조 원의 누적 영업 손실을 냈다.

한전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되찾은 가운데 심각한 재무 위기 상황 등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꾸준히 올린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2022년 이후 가장 최근인 지난해 10월까지 전기요금은 총 7번에 걸쳐 평균 50% 가까이 인상됐다. 그 결과 한전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간에서 벗어났고 올해부터는 다시 안정적 영업이익을 낼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한전이 경영 정상화 길목에 완전히 들어선 것은 아니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한전은 1∼3분기 약 8300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 추가로 상당 규모의 순이익을 냈더라도 연간으로는 순손실이 났을 수 있다.

성종화 LS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 4분기 한전의 별도 순이익이 대규모 흑자를 냈더라도 2024회계연도에 대해선 (배당을) 실시하지 않거나 실시해도 규모는 작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전이 2025년 회계연도부터 배당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전이 주주 배당을 한 것은 2020회계연도가 마지막이다. 한전은 2021년 주당 1216원씩, 총 7806억 원을 배당했다.

200조 원대에 달하는 한전의 부채와 연간 4조 원대에 달하는 막대한 이자 부담도 한전의 정상적 배당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02조8900억 원이었다.

장병철 기자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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