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지난달 22일 한국 해군에 판매를 승인한 GQM-163 무인기.  노스롭그루먼 웹사이트 스크린샷/ VOA 캡처
미국 정부가 지난달 22일 한국 해군에 판매를 승인한 GQM-163 무인기. 노스롭그루먼 웹사이트 스크린샷/ VOA 캡처


북한 "미국 무기지원, 한국 전략적 열세에서 구원 못해"
조중통 "미국은 가장 반동적 국가…괴뢰한국은 미국의 반공전초기지"
미 정부, 이지스함 훈련용 표적 무인기 BQM-177A, GQM-163 등 판매 승인
북, 트럼프 대화 제의 냉랭…한미연합훈련 및 무기 판매에 노골적 불만



북한이 2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아도 전략적 열세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새해 한국에 2건의 무기판매를 적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의 그 어떤 무기지원놀음도 괴뢰한국을 전략적 열세의 운명에서 구원해주지 못할 것이다’ 제하의 논평에서 "새해에도 한국에 2건의 무기 판매가 이뤄졌다면서 이런 무기 지원의 이면에는 경제적 이유와 함께 ‘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파괴함으로써 저들의 패권적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미국의 흉심’이 깔려 있다"며 미국의 무기판매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조중통이 문제삼은 2건의 무기판매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지난달 22일 한국을 대상으로 한 2건의 무기 판매 승인 사실을 연방관보에 고시한 것을 일컫는다.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이를 보도한 것을 트집잡은 것이다.

VOA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미국의 무기 판매 승인 고시는, 한국 해군의 이지스함 훈련용 표적 무인기 BQM-177A 5대와 GQM-163 1대를 포함해 총 1억7060만 달러 규모의 장비가 포함됐다. 또 T-700 GE 401C 및 401D 엔진 6대 등 3억5000만 달러 상당의 헬리콥터 엔진도 포함됐다.

BQM-177A는 해수면에서 3m까지 저고도로 비행할 수 있는 무인기로, 이지스 구축함의 대함 미사일 방어 훈련에 주로 사용된다. GQM-163 무인기는 마하 2의 속도로 비행하며, 고속 기동 훈련을 위한 표적기로 활용된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가 제조한 T-700 GE 401C와 401D 엔진은 한국 해군의 해상작전헬기 MH-60R ‘시호크’에 장착될 예정이다.

국방안보협력국은 이번 엔진 판매가 "한국의 수상 전투와 대잠수함 전투 임무 역량을 향상시키고, 수직 보급과 수색 및 구조, 통신 등 부차적인 임무수행 능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번 무기 도입을 통해 "향상된 역량을 역내 위협을 억제하는 데 활용하고, 자국 방위 역량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외 무기 판매 절차에 따라, 한국 정부가 무기 구매를 요청하면 국방안보협력국은 국무부와 협의해 판매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달  25일 해상(수중)대지상전략순항유도무기시험발사를 진행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해 이번 시험은 전쟁억제력 완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달 25일 해상(수중)대지상전략순항유도무기시험발사를 진행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해 이번 시험은 전쟁억제력 완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앞서 북한 미사일 총국은 지난달 25일 오전 "해상(수중)대지상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 발사를 진행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해 이번 시험은 전쟁억제력 완비의 일환"이라고 조중통이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이날 시험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은 ‘북한판 토마호크’로 불리는 잠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지상 발사시험으로, 조만간 북한이 개발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 영웅함’에 탑재해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북한이 26일 공개한 ‘해상(수중)대지상전략순항미사일’ 유도무기시험발사 사진을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 영웅함’ 탑재 전 지상 수직발사관 발사 시험으로 추정된다"며 "해상에서 수직발사관을 갖춘 잠수함이나 함정에 탑재해 해상에서 지상으로 전술핵공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순항미사일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나 한국군이 운용 중인 현무-3 순항미사일은 지상에서 30~100m 높이로 지형을 따라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화살’또는 ‘불화살’ 명칭을 단 북한의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도 영상에서 이보다 비슷하거나 낮은 고도로 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해왔다. 지형을 따라 낮게 비행하면 지상 레이더 기지에서 탐지가 매우 어렵다. 특히 북 잠수함이 동해 수중으로 침투해 우리 옆구리인 동남해 수역에서 기습 발사하면 속수무책이다.

미국 정부가 이번에 판매를 승인한 한국 해군의 이지스함 훈련용 표적 무인기 BQM-177A 및 GQM-163는 ‘북한판 토마호크’ 로 불리는 전략순항미사일 및 무인기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이지스 구축함의 대함 미사일 방어 훈련 및 고속 기동훈련 표적기로 사용된다. 해군의 해상작전헬기 MH-60R ‘시호크’ 역시 북한이 잠수함 등에서 발사하기 위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위협 등을 제거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2024 환태평양훈련 림팩(RIMPAC)에 참가중인 해군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이 7월10일 오전(하와이 현지시간 9일 오전)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대공무인표적기를 향해 SM-2 함대공유도탄을 발사하고 있다. 해군 제공
2024 환태평양훈련 림팩(RIMPAC)에 참가중인 해군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이 7월10일 오전(하와이 현지시간 9일 오전)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대공무인표적기를 향해 SM-2 함대공유도탄을 발사하고 있다. 해군 제공


조중통은 2일 "반공을 변함없는 국시로 삼고 있는 가장 반동적인 국가적실체인 미국에 의해 괴뢰한국이 철저한 반공전초기지로 전락된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명백히 가르쳐주고 있다"며 미국의 대한 무기판매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달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실시한 서해 전략순항미사일 발사시험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북한의 첫 무기체계 시험으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당장은 응하지 않고 국방력 강화로 포장한 대치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2일 북한의 주장은 한미 간 군사 협력 때문에 북한이 한미에 적대적인 대외 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달 20일(미국 시간) 출범한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여러 차례 대화 제의를 하는데도 북한이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지속적인 한미연합훈련 및 미국의 대한 무기판매 등을 거론하면서 이의 중지를 압박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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