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달러 이하 ‘소액면세’도 막아
캐나다·멕시코 “즉각 보복 관세”

韓 성장률 1.1%P 하락 관측도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이용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등에 고율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데 더해 유럽연합(EU)에도 ‘확실히’(definitely)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해 개인이 미국 내로 수입하는 800달러 이하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최소 기준 면제’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의 EU 수입이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하며 구체적인 관세 수준이나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EU에 대한 관세 부과에 ‘곧’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EU 측은 “부당한 관세가 부과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편 관세 부과를 위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전날 백악관이 캐나다에 대해 언급한 ‘최소 기준 면제’가 멕시코와 중국에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재는 미국 내 개인이 수입하는 800달러 이하의 물품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데 이는 이런 구멍까지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사업 기반을 넓혀온 쉬인, 테무 등 중국의 전자 상거래 업체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국도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캐나다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방침을 밝히고 4일부터 일차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3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보복관세 부과 대상 제품 1256개를 발표했다. 멕시코도 3일 구체적 대응 계획 발표를 예고했다.

확전 양상의 관세전쟁은 한국 경제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전쟁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이 최대 1.1%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내다 보고 있어 여파가 커질 경우 1% 미만으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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