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 증시·환율 ‘패닉’
카카오 제외 상위20개 종목 급락
트럼프 1기때 17.28% 하락 경험
관세전쟁 현실화에 약세장 돌입
반도체·석유·車 등 관세 부과땐
국내 주력산업 전방위 피해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취임 12일 만에 현실화하면서 시장 경기를 선반영하는 금융시장부터 곤두박질쳤다. 자동차,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충격에 더해 각국의 보복 관세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시 전 산업에 걸쳐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큰 폭의 조정장이 펼쳐지는 등 이날 밤 미국 증시도 ‘관세 쇼크’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 상위 20개 종목을 보면 카카오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코스피는 전장 대비 2.85% 하락한 2445.65를 기록했는데, 오전 장중 한때 3.02%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영향으로 2500선이 장중 붕괴한 바 있는데 2거래일 연속 장중 2500선을 내준 상황이다. 약세장은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부과 조치 경험을 반영한 결과다. 당시 코스피는 연간 기준 17.28% 하락(2017년 말 2467.49 → 2018년 말 2041.04)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주가 하락 폭이 컸다. 지난 2022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중앙은행 양적 긴축이 진행돼 코스피가 24.8% 하락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도 크게 상승했다. 이날 오전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20원 넘게 상승한 1472.5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 10일 이후 20여 일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관세 정책 변화시 충격이 예상되는 대표적인 산업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중 전체 대미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또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반도체와 석유, 가스에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히는 등 관세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 수출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글로벌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가상화폐 투자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일 오후(미 동부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32% 내린 9만744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31일 관세 부과 발표 후 사흘 연속 약세를 지속하며 10만 달러 밑으로 급락했다. 관세 충격이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에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주요 알트코인인 이더리움은 10.16% 내려 2854달러를 기록했고 리플(-15.55%)과 솔라나(-7.31%), 도지코인(-16.85%) 등도 큰 폭으로 내렸다. 뉴욕 증시는 다우·S&P500·나스닥 선물 지수가 급락하고 있어 3일(현지시간)에도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신병남·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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