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스프링캠프서 인상적인 생활 ‘눈길’
외인선수 30명중 13명이 신관
빅리거 출신으로 실력은 기본
한국인 어머니 둔 SSG 화이트
팀원과 소통위해 한국어 열중
두산 케이브, 설날 떡국 ‘뚝딱’
한화 플로리얼, 갈비찜에 ‘푹’
올해 KBO리그를 누빌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는 모두 30명이다. 올해도 ‘구관’의 비중이 높다. 기존 소속팀과 재계약, 소속팀을 바꿔 남은 선수, 다시 한국 무대를 찾은 선수는 17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그런데 13명의 신입 선수들도 이름값에선 밀리지 않는다. 특히 미치 화이트(SSG), 콜 어빈(두산), 요니 치리노스(LG), 에스테반 플로리얼(한화) 등은 지난해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누빈 ‘현역 빅리거’들이다.
사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라도 뜻하지 않은 벽에 부딪히곤 한다. 생소한 한국야구 스타일은 물론 문화와 생활에도 적응해야 하기 때문. 그런데 올핸 화려한 이름값을 가진 신입 외인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인성과 남다른 문화 적응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SSG의 투수 화이트는 한국인 외조부모와 어머니를 둔 한국계 3세 선수. 어렸을 땐 한국어 학교에 다녔다. 그래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기본적인 인사는 어렵지 않게 한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귀띔이다. 그런데 화이트는 팀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어 공부에 삼매경이다. 화이트의 통역을 맡은 박준혁 SSG 파트너는 “화이트가 틈틈이 혼자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면서 “혼자 단어를 찾아보고는 하루에 3개 정도씩 뜻이랑 발음이 맞는지 물어본다. 아직은 서툰 한국어지만 조금씩 늘어갈 수 있도록 옆에서 잘 가르쳐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는 뭐니뭐니해도 실력이 우선이다. SSG의 화이트는 지난 1일 진행된 불펜피칭에서 직구, 투심패스트볼, 커브, 커터, 스위퍼 등 총 19개의 공을 던지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주변에서는 찬사 일색이다. 직접 공을 받은 포수 신범수는 “가볍게 던진 것 같은데도 커브가 상당히 좋았다. 다른 변화구들도 자유자재로 던지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 몸을 잘 끌어올려서 100%로 투구한다면, 공의 움직임이 좋고 상당히 묵직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사실 외국인 선수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 음식 적응이다. 외국인 선수는 대부분 미국과 중·남미에서 자랐기에 한국의 매운 음식을 먹는 게 쉽지 않은 일. 올해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한 두산은 외국인 선수의 음식 걱정을 던 분위기다. 어빈과 잭 로그, 외야수 제이크 케이브의 남다른 먹성 때문. 이들은 지난 명절 설날 떡국 한 그릇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뚝딱 해치웠다. 두산 관계자는 “어빈과 로그, 케이브 3명 다 한식을 잘 먹고, 젓가락질을 다 잘했다”면서 “여기에 ‘저는 OOO입니다’, ‘반갑습니다’ 등을 적극적으로 배우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한화의 외인 타자 플로리얼은 벌써 한국식 갈비 요리의 매력에 푹 빠졌다. 갈비찜과 LA갈비의 매력에 홀딱 빠져, 주변 외인 동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아주 매운 음식을 빼곤 다 잘 먹는다. 대식가는 아니지만, 한국 음식이 다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LG의 치리노스는 현역 빅리거다운 카리스마를 뽐내는 중이다. LG 관계자는 “치리노스가 선수들을 존중하고, 항상 젠틀한 모습으로 다가서고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선수단에 다가서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최근 치리노스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김광삼 LG 투수코치는 “치리노스는 MLB 선수 때도 봐왔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투구 때 보니 공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고 현재 몸을 너무 잘 만들어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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