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함양떡방앗간 ‘쑥찹쌀떡’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3시간을 달리면 도착하는 경남 서북부에 위치한 함양군. 지역 식재료 탐험을 위한 출장이라 하루라는 빠듯한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맛보기 위한 발걸음이었습니다. 특히 지리산 함양 오일장이 열리는 2일, 7일에 맞춰 방문을 한지라 지리산과 덕유산의 정기를 받아 청정한 자연의 에너지를 머금은 식재료와 겨우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귀한 먹거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일장 방문 전에 이미 특산물로 알고 있었던 ‘고종시’ 곶감과 양파 외에도 산야초와 같은 약초, 돼지고기 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함양에서 나는 고종시는 조선 고종 황제가 맛보고 그 뛰어난 맛에 감탄해서 붙인 이름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육질과 당도가 뛰어납니다. 이 귀한 고종시로 디저트를 만들면 어떤 맛들을 조합하여 완성할 수 있을까 머릿속으로 그려보았습니다.
지리산 함양장에서 만난 간식거리들을 소개해볼까요. 현지 전문가의 도슨트로 오일장을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놀라울 정도로 전통시장 구간의 상권 활성화 사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전통시장의 가장 염려되는 부분인 위생이나 노후 공간에 대한 문제가 많이 개선되었더군요. 가로환경 정비사업과 신규 창업점포 유치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불편함 없이 쌀전, 약초전 등 섹션별로 구분된 장터를 구석구석 즐겁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닭을 튀겨온 함양닭집에서는 김부각이나 감자부각을 튀겨 판매하면서 오일장에서 김부각 열풍을 이끌고 있고, 오일장 입구에서 반갑게 만난 함양떡방앗간은 2대에 걸쳐 운영하는 곳인데 제품군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에다 전통 기술이 더해져 완성도와 친숙함이 한데 어우러진 간식거리로 사랑받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떡이 만들어지지만 제가 맛본 쑥찹쌀떡은 서울로 돌아와서도 냉동실에 보관하며 하나씩 꺼내 먹을 만큼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찹쌀떡은 일본의 다이후쿠모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자로는 ‘대복병(大福餠)’으로 큰 복을 받는 떡이라는 뜻입니다. 둥글고 살찐 메추라기의 배를 닮았다고 해서 복태병(腹太餠)이라고 불렀는데 차츰 두 글자의 순서가 바뀌고 의미도 살짝 더해져 대복병으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함양떡방앗간 쑥찹쌀떡의 매력은, 풍부한 쑥의 향은 물론이고 잘 쑤어진 팥소가 아쉬운 듯 알맞게 들어가 있는 밸런스에서 나오는 듯합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