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만나 국정실무협의 재개
국힘 “대왕고래 예산 복구해야”
민주 “AI예산 반드시 포함돼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논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을 정치권에 당부하면서 여야가 약 한 달 만에 재개된 국정협의회(여야정협의체) 실무협의를 시작으로 추경 논의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국정협의회 실무협의에서) 반도체특별법 등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해야 할 민생 법안을 논의하는 것 외에 추경 논의도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특별법에서 주 52시간 예외 등에 협조할 경우, 추경 논의에 있어 협의 가능성은 더 유연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민주당이 단독으로 삭감한 올해 예산안에 대한 야당의 사과와 복구를 추경 논의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497억 원으로 편성됐다가 전액 삭감된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이다. 아울러 1분기 예산 조기 집행 효과를 지켜본 이후, 구체적인 추경 규모와 내용을 여야정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여당은 야당에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인공지능(AI) 예산을 추경에 담는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조건을 달아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추경을 논의하기도 전에 반드시 포함할 분야를 지정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경제 위기 돌파를 위한 ‘추경’을 내세우며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해 비자발적 퇴직자가 137만 명에 달하고 내수 침체가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며 “신속한 민생 추경과 함께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특별법을 2월 내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최악의 내수 침체 상황”이라며 “모건스탠리는 우리 경제 성장률의 하락 원인으로 수출 하향세와 내수 소비 회복 지연을 꼽았고, 20조 원 규모의 추경을 하면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강조했다. 진 의장은 또 국민의힘을 향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추경에서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취약계층 지원과 경제 동력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며 “바로 그렇게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윤정선·민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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