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전국확대 앞두고 호응저조

작년 말 세종·여수 등 9곳 시작
고양 0.2%·울주 0.7% 불과해
고령층 많은 농어촌서 발급꺼려
QR코드 생소해 실물카드 선호


여수=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김군찬 기자, 전국종합

정부가 3월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전국 확대를 앞두고 9개 시군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그 호응도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968년 종이 재질의 주민등록증이 처음 발급된 이후 57년 만에 ‘모바일 주민등록증’ 시대가 열렸지만, 활성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개정 주민등록법 시행에 따라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세종시·울산 울주군·경기 고양시·강원 홍천군·전남 여수시 등 9개 시군에서 모바일 주민등록증 시범 발급을 시작했다. 오는 14일부터는 대구·대전·울산·전남 등 9개 시도를 시작으로 28일 인천·경기·충북·충남, 3월 14일 서울·부산·광주 등으로 발급을 확대한다. 3월 28일부터는 주민등록지와 무관하게 전국 어디서나 발급이 가능하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휴대전화(스마트폰)에 QR코드나 IC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 기존 실물 주민등록증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발급대상은 17세 이상 국민이다. 행안부는 모바일 주민등록증이 디지털 신원인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개인정보 유출과 부정 사용을 방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시범 발급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여수시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약 한 달간(1월 24일 기준)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건수가 1932건에 그쳤다. 이는 여수시 전체 17세 이상 주민등록증 발급대상자 23만5000명의 0.8%에 불과한 수치다. 고양시가 지난달 19일까지 집계한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건수는 2200건으로 전체 발급대상자 91만5000명의 0.2% 수준이다. 경남 거창군은 지난달 23일 기준 563명(전체 발급대상자의 1%), 울주군은 지난달 24일 기준 1339명(〃 0.7%), 홍천군은 1월 말 기준 561명(〃 0.9%)이 각각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특히 고령층이 많은 농어촌지역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적은 데다 오히려 모바일 주민등록증이 불편하다며 발급을 꺼리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고령층은 QR코드 이용을 더 생소하게 여기고 어려워해 기존 주민등록증을 선호한다”며 “홍보를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모바일 주민증이라고 하니 어르신들이 심리적으로 거리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전면 발급이 시작되면 점차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우
김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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