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만 관객 돌파 영화 ‘히트맨2’ 정준호
“전작들 장점 살리고 단점 보완
3편은 중장년 더 만족 시킬 것”
“관객이 주신 또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해요.”
배우 정준호(사진)의 목소리는 전혀 들뜨지 않았다. ‘히트맨2’ 관객이 2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4일, 문화일보 편집국에서 정준호를 만났다. ‘히트맨 시리즈’는 4년 전 240만 관객을 모은 1편에 이어 2편까지 곧 손익분기점(230만 관객)을 찍는다. 그런데도 정준호는 낮은 어조로 “1·2편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 3편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주신 기회”라고 말을 이었다. 만성 위기에 빠져 있는 한국 영화계의 맏형으로서 책임감이 묻어났다. 그는 약속한 시간에서 30분이나 더 이르게 도착했다.
정준호는 “영화계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상황이 팍팍한데도 이 작품을 보러 와준 분들에게 너무 감사할 뿐이죠”라고 관객에 대한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그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직설적 질문을 던졌다. ‘히트맨 시리즈’의 선전은 분명히 눈에 띄지만, 한국 코미디 영화의 재흥행을 부를 만한 작품은 아니지 않았는지. 이에 정준호는 “아쉬운 점이 왜 없겠느냐”며 “그래서 이제 시리즈물로 만들기 위해 관객이 요구하는 요소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채울 것은 채워야 한다”고 허심탄회하게 반응했다.
정준호의 이 답변에는 ‘히트맨 시리즈’의 장점과 아쉬운 점이 섞여 있다. ‘히트맨2’는 웹툰계 흥행 작가였던 주인공 ‘준’(권상우)이 차기작에서는 처참히 실패한 데 이어, 그 작품의 모방 테러가 일어나면서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몰리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사실 국가정보원 암살요원이었다는 설정과 영화 내용의 일부를 애니메이션으로 편집해 보여주는 장면이 특히 10대 관객층의 호응을 받았다. 다만 중장년층으로부터는 유치하다는 반응이 나올 법도 하다.
“온 가족이 편히 볼 수 있다는 영화의 장점은 유지하되, 3편부터는 성인 관객이 더 재밌게 볼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는 말에서부터 그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영화가 나와 있으면 극장에 오지 말라고 해도 사람들이 찾아올 테니까요.”
정준호는 준의 국정원 선배인 천덕규 역할을 맡았다. 준의 후배인 철을 연기하는 배우 이이경까지, 이들 3인조의 ‘브로맨틱 코미디’가 돋보인 작품이다. 여념 없는 액션으로 날고뛰는 준, 한시도 쉬지 않고 촐랑대는 철, 그 사이에서 천덕규가 균형점을 잡는 덕에 3인조 연기가 덜컹대지 않고 객석에 전달된다. 정준호는 “국정원 조직원들의 끈적끈적한 호흡으로 극적 개연성을 갖췄다”고 했다.
아쉬운 소리를 하는 김에 한 가지를 더 물었다. 균형점 역할로 만족하는지 궁금했다. 정준호는 코미디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두사부일체’의 주인공 계두식 그 자체였다. 그 영화가 개봉한 2001년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세대에서도 계두식은 유명한 캐릭터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내려 학생 신분으로 되돌아간 조폭이라는 설정은 지금 봐도 재밌다. 이와 달리 천덕규로서의 정준호는 영화관 스크린과 객석의 경계에 있는 느낌이다. 그 자리에서 작품의 균형을 잡고 있는 정준호에게서, 이제는 영화계 ‘맏형’ 노릇을 할 만큼 시간이 흘렀다는 것도 실감하게 된다.
“제가 봐도 연기에 몰입하지 못하는 때가 있어요. 배역에 미치려면 반쯤은 ‘돌아이’가 돼야 하는데 말이죠.” 그는 “젊던 때에 비해 이제 세상을 볼 줄 알게 돼서 그런 것 같다”고도 했다. 끊임없이 스스로 되돌아보며 흥행한 작품뿐 아니라 본인 연기까지 객관화하고 있었다. 정준호는 “노력하면서 ‘히트맨3’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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