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에 테이핑을 한 고(故) 오요안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손목에 테이핑을 한 고(故) 오요안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인이 어렵게 살고 있던 지인에게 "힘내라"며 격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일 YTN 보도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인 지난해 9월 15일 한 모임에서 알게 된 이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었다. 당시 오요안나는 "열심히 살아라. 힘내라"며 오히려 어려움을 겪던 지인을 격려했다. 수중에 있던 20만 원을 지인에게 보내기도 했다. 오요안나가 마지막으로 통화한 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상경한 젊은 청년이라고 유족은 전했다.

오요안나는 또 삶의 고충을 토로하는 이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지난 3일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A 씨는 "(오요안나씨가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내가 힘들다는 뉘앙스를 표현했더니 위로해 주셨다. 감사해서 메시지를 남겼더니 장문의 답변을 주셨다"며 오요안나씨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올렸다.

오요안나는 A 씨에게 "저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한테 손 뻗으면서 살려달라고 말한다. 그럼 대부분의 사람은 손을 내밀어 잡아준다. 물론 밀치고 잡아주는 척하면서 놓아버리는 사람도 있긴 하다"라며 "어찌 됐든 저는 끝내 일어나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라도 내내 쓰러져만 있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과를 다닌다는 건 일어나기 위한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이라며 "A 씨가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하는 최선이자 자신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고 A 씨를 격려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씌운 프레임 덕에 진입장벽도 높은데 결심하고 해낸 A 씨가 멋지다"며 "절대 창피한 일이 아니다"라고 위로했다.

노기섭 기자

관련기사

노기섭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