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수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수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 부산 집회현장 가보니…

참가자 20∼30% 청년층 추정
20대 “야당 향한 반발감 있어”


부산=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 이정민 기자

“나라가 불합리하게 기울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거리로 나오게 됐습니다.”

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영광도서 앞 거리 한복판에는 혹한 속에도 1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보수 성향 단체가 주최한 ‘대통령 지키기 부산시민대회’에 참석하려고 나온 인파였다. 특히 퇴근 시간이 지나면서 20∼30대 젊은 층이 속속 집회에 합류했다. 참가자들은 “국민 주권이 짓밟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5일 발표된 뉴시스·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PK와 울산 지역에서는 탄핵 기각 의견이 56.2%로 나타나 인용 의견(43.2%)을 한참 웃돌았다. 특히 이 지역에서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보다도 높았다. TK에선 탄핵 기각 의견이 51.7%, 인용 의견은 47.4%로 나타나 PK와 울산보다 차이도 적었다.

PK 지역에서 강하게 표출되고 있는 탄핵 반대 정서는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처음으로 집회에 나왔다는 금정구 거주 A(28) 씨는 “친구들과 함께 휴가를 내고 거리로 나왔다”며 “우리 세대에게는 더불어민주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인 부모 세대에 대한 반발감도 있다”고 말했다. B(33) 씨는 “처음에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을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계몽령’이라고 여긴다”며 “야당이 국정 운영을 방해하고, 청년들이 분노할 만한 부정 선거 의혹까지 나오니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일 부산역 앞에서 열린 ‘구국 기도회’에도 젊은 층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행사 관계자는 “당시 ‘일타 강사’ 전한길 씨가 연단에 오르면서 젊은층의 보수 집회 관심이 높아졌다”며 “평일 참가자의 20∼30%가 20∼30대이고, 직장인들이 오는 야간 집회에선 절반 이상이 젊은 층”이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히, 20·30세대 남성들이 보수화하고 있는데 이는 친여성적인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의 한 기업인은 “부산의 경우 젊은 세대는 수도권보다 취업 기회가 적고 급여 수준이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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