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 증인들 진술 엇갈려
“정치인 체포 지시 없었다”
여인형·이진우 ‘尹 옹호’
법조계 “재판 염두 둔듯”
홍장원 “싹 다 정리” 일관
김봉식·조지호 13일 신문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중반부에 돌입한 가운데 12·3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불법성을 가르는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정치인 체포 지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저지’ 여부를 두고 군 관련자들의 진술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을 지휘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은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거나 불리한 답변을 거부하며 윤 대통령을 옹호한 반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윤 대통령의 체포 지시가 있었다고 재차 증언했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도 국회에 출석해 국회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며 기존 진술을 유지했다.
헌재는 4일 오후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을 열어 이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 홍 전 1차장에 대해 증인신문을 벌였다. 가장 먼저 증언대에 나선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관련, “위헌 위법이라는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며 “지금도 그 부분은 적법하다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국회로 가라는 김 전 장관의 지시를 작전 지시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으라는 지시를 받은 바 있느냐는 물음에는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도 부인했다. 여 전 사령관도 김 전 장관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대상 명단을 받거나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형사재판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 말씀을 못 드린다”고 답을 피했다. 다만, 여 전 사령관은 “대통령에게 체포 지시를 받을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에게 체포할 정치인의 명단을 불러준 사실에 대해서도 “굉장히 다른 진술들이 많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부인했다. 다만 수사기관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이 진술을 거부하거나,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진술을 한 데 대해 법조계에선 “탄핵심판과 동시에 자신의 형사재판을 염두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반면 홍 전 차장은 국회 측 대리인이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해. 국정원에 대공수사권 줄 테니 방첩사 지원해. 자금, 인력 무조건 도와’라는 지시를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적 있냐고 묻자 “그렇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명단을 받았다며 “지금도 이런 분들을 왜 체포하고 구금해서 감금, 조사하려고 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곽 전 사령관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12월 4일 0시 20분부터 35분 사이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던 것이 맞다”고 했다. 한편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이 추가로 증인 신청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과 앞서 증인 채택됐지만 불출석한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오는 13일 변론기일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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