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충격”
MBC, 자체 진상조사위 구성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역할을 맡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이 지난해 9월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사진)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MBC가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 가운데 고용노동부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이 베일을 벗을 것으로 관측된다.

권 이사장은 4일 방문진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문진 이사장인 저는 설 연휴 기간 중 그의 안타까운 죽음이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보다 먼저 공영방송 MBC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만으로도 안타깝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권 이사장은 “즉시 MBC 쪽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대응방안을 청취한 뒤 전면적인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진상조사위원회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 문제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조사해 신속하게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대하고, 이 조사 과정이 억울함을 풀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 이사장의 입장문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직후 MBC가 “유족이 요청하면 진상조사하겠다”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MBC를 흔들기 위한 준동’이란 식의 진영 논리를 펼친 것을 포괄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고용부 역시 관할 지청인 서울서부지청을 통해 고인의 ‘근로자성’ 여부를 따지는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는 근로기준법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은 5인 이상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법이기 때문에 프리랜서 신분이었던 오요안나에게 적용되는지 여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 MBC는 5일 첫 회의를 진행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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