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안국 교통정체 극심
주변점주 “매출 반토막” 울상


6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 참석에 맞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재 인근에서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하면서 이 일대는 큰 혼잡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경복궁 교차로부터 안국동 사거리까지 500m 거리는 성인 걸음보다 느린 시속 1∼2㎞ 수준의 정체를 겪었다. 같은 시간 도심 전체 평균 속도는 12.0㎞였다. 출근 시간대와 보수단체의 집회, 윤 대통령의 출석 시간이 한데 겹치면서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진 것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3000명이 참여하는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헌재 인근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강기정(42) 씨는 “오늘 택시를 타고 왔다가 아예 움직이지 않아 중간에 내려서 걸어왔다”며 “출근 시간 때마다 이렇게 통제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출근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갑자기 헌재 쪽으로 접근하는 돌발 상황을 막기 위해 4m 높이의 임시 차단벽을 세우고, 집회장소인 안국역 5번 출구 앞 양방향 도로를 전면 통제했다. 경찰은 이날 헌재 일대에 기동대 49개 부대(3400여 명)와 경찰 버스 150여 대를 투입했다.

헌재의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매주 두 차례 진행되면서 헌재 앞은 돌발·불법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행법상 법원 100m 이내는 집회 및 시위 금지 지역으로 규정돼 ‘1인 시위’만 가능한데, 이들은 “우리는 1인 시위를 하는 것”이라 주장하며 집단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인근 음식점에서 일하는 정모(34) 씨는 “주 집회 장소가 헌재 앞으로 바뀐 뒤로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며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는 가게인데 주변 분위기가 험악해서인지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가게 사장도 “일부 시위대가 ‘노 차이나(No China)’와 같은 반중 피켓을 들고 있어 외국인들이 오기 꺼리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노지운 기자 erased@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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