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곡할매 랩 선생님 슬리피

“못배운 한 들으며 눈물지어
할머니들 열정에 항상 감탄”


“저는 랩을 가르쳐드릴 뿐이지만, 할머니들에게서 인생을 배웁니다.”

경북 칠곡군의 할매 힙합그룹 ‘수니와칠공주’와 남다른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 래퍼 슬리피(41·본명 김성원)가 이 같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슬리피는 오는 20일 공개되는 수니와칠공주 신곡에 참여하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한다. 칠곡군의 지역 공동 농산물 브랜드 ‘건강 담은 칠곡할매’ 홍보를 위해 제작된 콘텐츠에 힘을 보태는 슬리피는 6일 문화일보와 나눈 인터뷰에서 “수니와칠공주의 홍보대사로서 당연히 제 일을 한 것”이라며 “나날이 성장하는 할머니들의 실력, 그런 할머니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칠곡군을 보면서 오히려 제가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수니와칠공주와 슬리피의 인연은 지난 202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슬리피는 방송을 통해 할머니들을 처음 만났고, 직접 랩을 가르치며 선생 역할을 자처했다. 전쟁과 가난, 배우지 못한 한(恨)을 담은 할머니들의 랩을 들으며 그는 눈물지었다. 슬리피는 “힙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래퍼들이 전하는 메시지다. 그런 면에서 저는 랩의 형태만 갖출 뿐, 그 안은 할머니들이 모두 채우신다”면서 “저는 랩을 가르쳐드릴 뿐이지만, 할머니들로부터 인생을 배운다”고 덧붙였다.

강렬한 랩을 쏟아내며 ‘힙합 전사’로 불리던 슬리피는 요즘 KBS 1TV ‘6시 내고향’에 출연 중이다. 여기서 ‘팔도배달맨’으로 분해 전국을 돌며 어르신들과 소통하고 지역 문화와 먹거리를 전파한다. 지난해 첫 딸을 품에 안고, 상반기 중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는 그에게 각지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인생의 지침이 되고 있다.

슬리피는 “아빠가 되고 나니 저를 돌아보게 되고 많이 부족하게 살아왔다고 느낀다”며 “‘6시 내고향’을 통해 만난 할머니들에게서 정과 온기가 느껴진다. 그 열정에 도움이나 보탬이 되고자 수니와칠공주와의 소중한 인연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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