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가장 많이 클릭된 도시는 어디일까요. 정답은,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나폴리’랍니다. 해시태그 ‘나폴리(#나폴리)’ 영상 조회 수가 자그마치 170억 뷰나 된다는군요. 나폴리를 포함한 남부 이탈리아는, 지금 ‘틱톡 열풍’입니다. 주민 모두 틱톡에 푹 빠진 나폴리에서는 식료품점 주인이나 생선 장수, 사무원, 주부 등 전문지식 없는 평범한 이들도, 팔로어 수백만 명을 보유하는 것은 예사랍니다.

사건은 한 편의 틱톡 영상에서 시작됩니다. 틱톡 팔로어 170만 명을 보유한 이탈리아의 한 대중가수가, 이탈리아 로카라소의 스키 리조트를 소개하는 영상을 틱톡에 올립니다. 나폴리의 여행사들은 리조트의 스키 패스 가격에도 못 미치는 20유로(약 3만 원)에 당일치기 덤핑 상품을 팔고 있었습니다. 나폴리에서 버스로 2시간 거리인 로카라소에 가서 샌드위치 점심을 먹고, 스키를 즐기고 돌아오는 상품이지요. 대중가수는 틱톡 영상에서 이 리조트가 ‘얼마나 싸고 좋은지’를 보여줬습니다. 근사한 미감의 영상에다 과장 섞인 설명을 덧붙였지요.

틱톡 영상이 게재되자마자 주민 1500명이 사는 작은 산간마을에 260대의 여행사 버스와 1만여 명의 관광객이 덮쳤습니다. 리조트 주변 교통은 마비되고, 화장실은 태부족이고, 작은 마을에는 쓰레기가 넘쳐났습니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는군요. 관광객들은 그들대로 ‘리조트가 나폴리 사람을 차별한다’고 분노했답니다. 나폴리 주민들은 종종 ‘무례하다’는 지역감정 비슷한 편견에 시달린다는군요. 로카라소의 시장(市長)은 ‘마을에 대한 진정한 공격’이라며, 가수의 틱톡 영상을 비난했습니다. 시장은 ‘관광객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군대 투입까지 암시했습니다. 지역의 정치인들도 가수의 이런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런 상황을 초래한 가수는 “사람들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고, 나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책임질 수 없다”며 억울해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스키 리조트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이 실증적으로 보여준 몇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과잉 관광은 꼭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가 아니더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틱톡 등의 쇼트폼은 쓰레기까지도 미화할 수 있다는 것. 디지털 현상으로 인한 쏠림이 늘 긍정적인 건 아니라는 것. 유치 관광객의 숫자가 관광 정책의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
박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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