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면 운전면허시험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룬다. 지난해에도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은 적성검사를 받으려는 민원인들이 연말에 집중되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는데 이러한 모습은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특히 올해는 적성검사 수검인원이 작년에 비해 100만 명 가까이 증가한 487만 명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국민 10명 중 1명이 적성검사, 갱신 대상자에 해당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시 전체로는 81만 명으로 이 중 강서운전면허시험장 관내 대상자만도 약 25만 명에 달해 월평균 2만 명 이상이 시험장을 방문할 것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최근 3년간 전국 월별 평균 적성검사인원 분석을 보면, 상저하고로 상반기에는 수검률이 저조하다가 하반기부터 꾸준히 증가하는데 10월 이후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월 한 달에만 상반기 평균 적성검사인원 3개월 수치에 해당하는 인원이 일시에 시험장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연말 운전면허시험장 민원창구가 민원인들로 인산인해의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운전적성검사는 1종 면허 소지자와 2종 면허 소지자 중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며, 운전자로서의 적격성 여부를 확인받는 공적인 절차이다.

지난해 7월 서울시청 앞 일방통행 역주행사고에서 보듯이 초고령사회 진입과 더불어 치매·고령운전자들의 판단착오로 인한 대형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어 적성검사 요건 강화와 주기 단축 등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는 등 교통안전에 있어서 적성검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령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0년이라는 갱신주기를 가진다. 문제는 적성검사가 이렇듯 10년마다 돌아오는 이벤트이다 보니 평상시 잊고 지내다가 연말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면허시험장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서는 하반기에 집중될 대상자들을 분산시키기 위하여 연초부터 공단 홈페이지의 안전운전통합민원, 국민비서 챗봇, 교통방송, 언론보도, SNS 등을 통하여 적성검사와 갱신 안내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대상자들에게 홍보 메시지를 주기적으로 발송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정작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적성검사를 기간 내에 못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고 기간 만료일 다음 날부터 1년경과 시에는 면허가 취소될 수 있어 대상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놓치지 않고 제때 챙기려면 우선 자신의 운전면허증에서 적성검사 기간을 확인하고, 가까운 운전면허시험장이나 경찰관서를 확인하여 민원이 집중되는 연말을 피해 가급적 여유 있을 때 적성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안전운전을 위한 첫걸음으로 적성검사를 위한 운전면허시험장 방문에서 을사년 새해의 시작을 여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김호진·한국도로교통공단 강서운전면허시험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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