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인 A-23A의 모습. AFP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인 A-23A의 모습. AFP 연합뉴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 버금가는 몸집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이 8개월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펭귄 등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위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세계에서 가장 오래 전 형성된 빙산인‘A-23A’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게가 1조t에 달하는 거대한 빙산인 A-23A는 지난 8개월간 남극을 둘러싸고 있는 남빙양에 갇혀있었다. 현재 시속 약 1km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수주 안에 야생 동물의 서식처인 사우스조지아섬으로 도착할 전망이다. 남극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위치한 사우스조지아섬은 인간이 살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이지만 야생동물에게는 천국인 곳이다. 전 세계 바다표범의 약 95~98%에 해당하는 350만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고, 앨버트로스를 포함한 수백만 마리의 펭귄과 바닷새들도 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빙산이 사우스조지아섬의 일부 지역의 야생동물과 선박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하고 있다. 영국 남극연구소 소속 해양학자인 앤드루 마이어스는 "2주 정도면 해류에 의해 A-23A가 사우스조지아섬의 대륙붕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섬에 살고 있는 바다표범과 펭귄이 어린 새끼들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데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어스는 "A-23A가 섬에 충돌하기 전에 부서지면 야생동물이 더 쉽게 이동할 수 있어 영향이 줄어들 수 있지만, 어선들은 항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람과 파도의 영향과 해류의 움직임도 예측하기 어려워 A-23A의 사우스조지아섬 도달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마이어스는 덧붙였다.

한편 A-23A가 사우스조지아섬에 도달하기 전에 붕괴하면서 소멸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호주 남극 프로그램 파트너십의 해양 빙하학자인 얀 리저는 A-23A도 이전 빙하와 마찬가지로 사우스조지아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거나 작은 조각들로 나뉘어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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