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변론 2차례 남기고 공방만 치열
郭 “의원 끌어내라고 생각했다”
재판관 “말 달라지니 자꾸 문제”
尹 “郭으로부터 탄핵공작 시작”
“검거 요청, 지원 요청으로 이해”
홍장원 ‘체포메모’ 설명도 논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다음 주 2차례 변론기일만 남겨두는 등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의 실체를 확인하기보다 진실공방만 더 가열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해 국회 무력화를 시도했다고 줄곧 증언해온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정치인 체포 의혹’을 처음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직접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6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곽 전 사령관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벌였다. 곽 전 사령관은 ‘12월 4일 밤 12시 30분 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 데리고 나오라고 지시한 대상이 국회의원이 맞느냐’는 국회 측 대리인단의 물음에 “정확히 맞다”고 했다. 그는 “당시 707특수임무단 인원이 국회 본관으로 가서 정문 앞에서 대치하는 상황이었고, 본관 안쪽으로 인원이 안 들어간 상태였다”며 “(윤 대통령이) 말씀하신 부분들, 의결정족수 문제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끌어내라’는 부분이 본관 안에 작전 요원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국회의원이라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 대리인단은 곽 전 사령관 진술이 달라진 점을 지적했다. 정형식 재판관이 재차 묻자 곽 전 사령관은 “‘인원’으로 기억한다”며 말을 정정했다. 곽 전 사령관은 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이 150명이 되지 않도록 의사당 출입문을 봉쇄하고 의원들을 데리고 나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윤 대통령이 한 말은 아니다”고 했다. 증언 직후 윤 대통령은 “저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놔두고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직접 ‘내란·탄핵 공작론’을 꺼내들었다. 곽 전 사령관은 테이저건·공포탄 사용 건의에 대해서도 “제 생각”이라며 “어떻게 뚫고 들어가야 하나 이런 고민들이 머릿속에 돌아가다 보니 그게 가능하냐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던 거 같다”고 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을 펼쳐 온 홍 전 차장은 5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받았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구체적인 체포 명단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여 전 사령관이 ‘위치 추적을 하면서 검거를 지원해달라’는 말을 했다고도 증언했다. 홍 전 차장의 메모지에는 ‘검거 요청’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홍 전 차장을 상대로 정 재판관은 “검찰 조사에서 (검거 요청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다”며 “여인형 사령관이 검거를 요청했느냐”고 물었고, 홍 전 차장은 “위치를 추적해서 10여 명의 대상자를 검거하겠다는 것 자체가 저는 검거 지원을 요청했다고 이해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과 통화를 한 데 대해 “해외 순방 때 국정원의 해외 담당 파트가 여러 가지 경호 정보를 많이 도왔기 때문에 격려 차원에서 전화를 해야겠다고 해서, 계엄 사무가 아닌 간첩 검거와 관련해 방첩사(국군 방첩사령부)를 도와주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담당인 (국정원) 2차장도 아닌 1차장에게 계엄 사안과 관련한 무슨 부탁을 한다는 게, 만약 할 거면 방첩사령관은 국정원장한테 해야 한다”고도 반박했다.
이후민·전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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