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유니트리 본사 전시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악수를 청하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유니트리 본사 전시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악수를 청하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 中 AI개발 현장 가다 - (3) 강소기업 유니트리 <끝>

휴머노이드 H1, 정밀한 군무 주목
후속모델 G1, 2000만원도 안돼
타사 제품은 1억원‘충격적 가격’
“부품 직접 만들어 가격 경쟁력”


항저우=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최근 중국의 춘제(春節·음력 설) 갈라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인간 무용수들이 함께 전통무용을 선보인 무대가 큰 주목을 받았다. 로봇들은 특히 손수건을 던졌다가 받는 등 어려운 동작을 소화해내 놀라움을 안겼다. 딥시크(DeepSeek)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뿐만 아니라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도 미국 기술 패권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 ‘로봇 군무단’을 만든 중국의 로봇업체 유니트리(Unitree·宇樹科技)를 지난 5일 찾았다.

유니트리는 2016년 설립된 회사로, 4족 보행 로봇 개를 시작으로 해 지금은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을 함께 생산한다. 갈라쇼에 선보인 모델은 휴머노이드 로봇 ‘H1’으로, 3개월간의 AI 훈련을 거쳤다. 현재 전 세계 로봇 개 시장 1위 기업으로,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하지만 이날 찾은 본사 모습은 다소 평범했다. 세월이 느껴지는 건물 모습에 로봇 전시장은 소박했고, 사세 확장 이후 함께 쓰고 있는 옆 건물엔 아직 이전 회사의 간판이 달려 있었다. 평범한 중소기업의 모습을 한 이곳이 전 세계 로봇 개 시장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테슬라와 비교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유니트리의 강점은 역시 ‘가성비’다. 로봇 개 ‘Go2’ 모델의 가격은 9997위안(약 190만 원)이며, H1모델의 후속인 G1의 가격은 2000만 원도 안 되는 9만9000위안이다. 보통 50만 위안(1억 원) 정도인 경쟁사 제품 가격과 비교하면 충격적일 정도로 저렴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옵티머스 로봇이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경우 3만 달러(4300만 원) 정도의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보다도 절반가량 저렴하다. 회사 안내를 맡은 첸위치(錢雨琪) 유니트리 마케팅 매니저는 “로봇에 들어가는 모든 제품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 공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테크업계에서는 ‘항저우(杭州)의 6샤오룽(六小龍)’이라는 말이 유행 중이다. 항저우에 있는 6마리의 작은 용이라는 의미로 항저우 기반 6개 신생 테크기업을 말한다. 딥시크, 유니트리를 포함해 게임 ‘검은신화: 오공’으로 유명해진 게임사이언스, 4족 보행 로봇 전문기업 딥로보틱스, AI 기반 의수·의족 등을 개발하는 브레인코, 3D 프린팅 업체인 매니코어가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굴起)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항저우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도 강소 기업들이 속속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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