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시위대가 ‘독재자’ ‘루저’ 등의 문구가 쓰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사진을 들고 있다.  UPI 연합뉴스
5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시위대가 ‘독재자’ ‘루저’ 등의 문구가 쓰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사진을 들고 있다. UPI 연합뉴스


■ 트럼프 개혁 속도전 ‘충돌’

머스크 주도 ‘자발적 퇴직’ 압박
‘포크 인 더 로드’라고 별칭 붙어
공무원 ‘숟가락’ 이모티콘 반발

법원, 퇴직 프로그램 중단 명령
정부효율부의 재무부 접근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을 압박하는 등 연방정부 개혁에 속도를 내자 미국 공무원 사회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법원도 공무원들의 퇴직 시행을 일시 중단하고 개혁 주무부처인 정부효율부(DOGE)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보건 종사자 감축을 준비하는 등 연방정부 효율화를 강행하고 있어 백악관과 공무원 사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6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미국 각지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정부 개혁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여온 연방 공무원들은 이날 집단으로 메신저 등에서 숟가락 모양의 이모티콘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포크 인 더 로드(fork in the road·결정의 순간을 뜻하는 말)’로도 불리는 연방정부 개혁 프로그램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내비치기 위해 ‘포크’ 대신 ‘숟가락’을 내세우는 것이다. 해당 문구는 정부효율부 수장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022년 트위터(현 X)를 인수한 뒤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을 때 사용한 것과 같은 표현이다. 실제 이번 개혁 프로그램 역시 머스크 CEO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노조가 가처분 신청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자 법원도 트럼프 행정부의 개혁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연방법원은 이날 연방정부의 프로그램에 따라 자발적 퇴직이 시행되는 것을 오는 10일까지 중단하면서 퇴직 신청 기한도 같은 날까지 연장되게 했다. 이어 법원은 해당 프로그램을 완전히 금지할지 여부에 대해 10일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워싱턴DC 연방법원의 콜린 콜라-코텔리 판사는 이날 특정 미 재무부 급여시스템에 대한 정부효율부의 접근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해당 명령은 “재무부 관료가 재정국이 가지고 있는 급여 기록이나 체계를 (정부효율부에) 제공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정부 효율화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보건 분야에 종사하는 공무원 수천 명을 감축하는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명령의 대상으로 부처는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이 지목될 전망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면 다음 주 서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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