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집값 상승에도 침체 현상
플랫폼 직거래 등 늘어난 때문
지난해 집값 상승세에도 문 닫는 공인중개사가 오히려 늘어 눈길을 끈다. 앞선 부동산 활황세에 우후죽순 생겨난 개업 중개사는 2022년 말 전세사기 사건이 터지고 불황까지 겹치면서 7분기째 감소하는 것은 물론 자격 시험 응시자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매매가 줄어들고 악성미분양(준공 후 미분양)도 약 11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으로 적체된 만큼 중개업 침체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개업 중개사는 10만7943명으로 전 분기(10만9078명) 대비 1.04% 줄었다. 감소세는 지난 2023년 2분기(11만3404명) 이래 7분기(-4.82%)째 계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과 서울 각각 0.26%, 4.84% 올랐지만 개업 중개사는 오히려 줄었다. 통상적으로 집값이 오르면 중개업소가 늘어나는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집값 상승과 맞물려 주목받았다. 2021년 수 건만 체결해도 대기업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푼 젊은층까지 몰리며 역대 최고 응시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중개업은 침체 분위기를 맞이했다. 그해 말 전세사기가 터지자 국토부는 2023년 이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특별점검에 대대적으로 돌입했는데 이후 개업에 부담을 느낀 중개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불황까지 겹치면서 중개업 환경은 더욱 어려워졌다.
실제로 부동산 플랫폼 등을 활용한 직거래는 증가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당근마켓을 통한 부동산 직거래는 2023년 2만3178건으로 전년(7094건) 대비 약 3.2배로 늘었다. 자격 시험 응시자도 크게 줄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응시자는 1·2차 총 28만7756명으로,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거래 침체에 일부 중개사들이 경매로 돌아서고 있지만 중개사 업역이 워낙 좁다 보니 시장이 침체되면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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