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전 세계인의 관심은 글로벌 관세 전쟁에 쏠릴 전망이다. 중국이 10일(현지시간)부터 대(對)미 보복 관세(추가 10~15%)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0~11일쯤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 부과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관세 전쟁의 전선이 확대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13일)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첫 중동 방문(16~18일)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연합뉴스
◇1콕:中, 대미 보복관세로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 조짐…美는 다수 국가 대상 상호관세 부과 예고= 중국이 10일부터 미국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인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의 타결 조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9일 중국과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10일부터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지난 4일 발표했다. 미국산 석탄 및 LNG에는 15% 관세, 원유, 농기계, 대형 자동차와 픽업트럭에는 10% 관세를 더 물리겠다는 것이다. 구글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와 텅스텐 및 텔루륨 등 광물 수출 통제 조치도 포함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문제에 대한 중국의 대응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 4일 오전 0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강행하자 약 1분 만에 나온 맞대응 조치였다.

다만 대미 타격 측면에서는 강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돼 보복 관세 개시 전 미·중 양국이 협상을 통해 합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일주일 여가 지나도록 합의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일 기업 경영자 마인드로 움직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문제에 대해 단기간 내 합의를 이루기를 바라고 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세부 의제를 먼저 정리하지 않고 고위급 통화를 진행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0~11일쯤 다수 국가를 상대로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를 예고해 관세전쟁의 전선을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호 관세는 미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다른 국가가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 수준에 맞춰 인상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2월 25일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2월 25일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콕:모디 인도총리, 12∼14일 방미해 무역문제 등 집중 논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오는 12~13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인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무부 차관은 지난 9일 모디 총리가 오는 12일 미국 방문길에 오른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는 미국에서 인도 국적자 104명이 추방된 것에 대해 모디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모디 총리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이민 문제를 논의했다. 인도는 미국과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해 왔다며 검증 후 미국에서 추방된 인도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무역 문제도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모디 총리와의 통화에서 양국이 공정한 양자 무역 관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인도가 더 많은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인도의 최대 무역국으로 2023~2024년 양국의 무역 규모는 1180억 달러(약 170조 원)를 넘어섰다. 인도는 이 기간 미국을 상대로 320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인도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인도가 고급 자동차, 태양 전지, 화학제품 등 30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인도의 미국산 제품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3콕:루비오 장관, 이스라엘·UAE·카타르·사우디 방문…트럼프 ‘가자 구상’시동거나=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후(戰後)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6일 중동으로 향한다. 이번 순방은 루비오 장관의 취임 후 첫 중동 방문이다. AFP 통신은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루비오 장관이 이달 13~1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뒤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순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고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아랍국가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다. 파문이 확산하자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임시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 재건을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국무부 당국자는 가자지구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논의를 루비오 장관이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는 “이번 순방은 루비오 장관이 중동에서 미국 최고위급 외교관으로서 짊어진 역할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황혜진 기자
황혜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