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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R 기기 시장’ 각축전

삼성, ‘안드로이드’ 플랫폼 적용
헤드셋 연내출시 예고 경쟁가열
구글 ‘제미나이’ 기반 정보 탐색

메타, 스마트폰 영상도 연동하는
스마트안경 ‘레이밴’ 하반기선봬
소니·中 비보도 기기 출시 박차


가상공간에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확장현실’(XR) 시장이 세계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애플이 ‘비전프로’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삼성전자·소니·메타 등이 새 XR기기 출시를 예고하면서 시장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XR 기기 시장 규모는 138억 달러에서 내년 509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인공지능(AI)을 탑재한 XR 기기의 등장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IDC는 “올해는 XR 기기의 AI 기능이 강화되고 디자인은 더 얇고 가벼워지면서 시장이 대폭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XR은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가상현실(VR) 등의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자가 시각·청각·움직임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주변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체험을 가능케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5’ 행사를 열고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최초로 탑재한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코드명)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5년 삼성전자는 ‘기어 VR’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을 VR 기기에 끼워 사용하는 식으로, 최근 출시되는 XR 기기와는 달리 스마트폰 화면을 조금 더 실감 나게 보여주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글·퀄컴과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을 적용하면서 혁신적인 기기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특히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탐색해 제공하고, 사용 상황이나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응답을 하는 AI 비서 역할까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안경 개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기환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이머시브솔루션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달 22일 언팩 행사 직후 새너제이 웨스틴 호텔에서 열린 XR 기자 간담회를 통해 “스마트 안경도 회사가 고민하는 옵션 중 하나”라며 “그중 사용하기에 편한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전시된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  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22일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전시된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 삼성전자 제공


XR 기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건 메타다. 지난해 메타의 XR 기기 시장 점유율은 75%에 달했다.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 이후 60%대로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타사 대비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23년 출시된 헤드셋 ‘퀘스트3’의 가격이 499달러(약 72만 원)로 비전프로 대비 7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다. 올해 하반기 메타가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 안경 ‘레이밴’은 벌써부터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안경을 통해 화면을 볼 수 있어 스마트폰 알림이나 이미지, 영상도 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판매 중인 스마트 안경은 안경테에 카메라·스피커·마이크가 있어 사진을 촬영하거나 통화까지 가능하다.

소니는 지난달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5’에서 공간 콘텐츠 제작용 솔루션 ‘XYN’을 공개했다. 이 솔루션을 탑재한 헤드셋도 조만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용 XR 기기보다는 산업 디자인 측면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기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지멘스와 협업해 제작한 전문가용 X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지난달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기를 착용하면 제품 디자인이나 공간 디자인 작업이 더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 역시 MR 헤드셋 시제품 연내 출시계획을 밝힌 뒤, 전담팀을 500명까지 늘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중 XR 기기를 내놓는 건 비보가 처음이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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