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자갈치 시장. 게티이미지뱅크
부산의 자갈치 시장. 게티이미지뱅크


‘쇠퇴의 악순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한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이 저출산과 고령화 등에 따른 인구 감소로 ‘인구 재앙’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FT는 8일 ‘멸종 위기: 한국 제2의 도시, 인구 재앙을 우려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산은 산, 해변, 영화 축제 등 매력과 자산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도시지만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국가(한국)에서 다른 광역시보다 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20세기 이후 무역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젊은이들의 이탈로 인해 더 빨리 고령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FT는 약 330만 명이 사는 부산이 1995~2023년 60만 명이 감소했으며 고령화와 서울에 대한 경제 집중화로 이 같은 현상이 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T는 한국 정부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부산을 공식적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도시’로 분류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는 취업 인구와 비취업 인구의 불균형으로 인해 도시가 경제적으로 지속 불가능해지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FT는 "한국전쟁 당시 두 차례에 걸쳐 임시 수도 역할을 하며 기존 28만여 명에 불과하던 인구가 1951년에는 80만 명을 넘어섰다. 1960~1970년대에는 국가 주도 경제개발의 혜택을 받으며 수출 경제의 무역 허브 역할을 했다"면서도 "부산은 한국의 대표적인 대기업인 삼성과 LG의 탄생지이지만 한국 100대 기업 중 어느 곳도 이 도시에 본사를 두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상호 고용정보서비스(KEIS) 연구원은 FT에 "서울로의 중앙집권화,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부산과 다른 지역 중심 도시가 ‘쇠퇴의 악순환’에 빠졌다"면서 "부산의 많은 청년은 여전히 한국 동남부 지역의 다른 산업 중심지에서 제조업 일자리를 찾을 수 있지만, 여성들은 서비스 부문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서울로 가야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