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주주 예림당과 지분율 3%포인트 차…이사 12명 중 9명 확보 나서
‘캐스팅보트’ 소액주주 포섭이 관건…공개매수 진행 가능성도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에 나선 가운데, 다음 달 열릴 티웨이항공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을 놓고 치열한 표 대결이 예고된다. 항공업 진출을 추진 중인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인 예림당·티웨이홀딩스(30.06%)와 지분율 차이를 약 3%포인트로 좁혔다. 이에 따라 대명소노그룹이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40% 넘는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를 얼마나 많이 포섭하느냐에 따라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10일 증권·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지난달 31일 대구지방법원에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서준혁 대명소노 회장 등 9명의 이사 후보 선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티웨이항공 이사는 정관상 최대 12명까지 가능하지만 현재는 7명(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2명이 다음 달 임기가 만료돼 3명만 남게 된다.
대명소노그룹은 이사회를 12명으로 구성할 때 남은 9석을 모두 채워 이사회를 장악하는 구상을 한 것으로 예상된다. 임기가 만료된 자리(4명)만 차지해도 일단 과반을 점하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는 가능하다. 다만, 예림당·티웨이홀딩스가 이사 임기를 연장하거나 새로운 인물을 추가로 선임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도 있다. 임기가 끝나는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40여 년 경력의 항공 전문가라 대체할 인물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명소노그룹 역시 이런 여러 변수를 고려해 9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
1·2대 주주 보유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 44.17%는 대부분 소액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주총이 열리기 전까지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달 22일 티웨이항공에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청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우호 주주 확보에 나섰다. 소액주주들에게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항공 안전 강화에 힘쓰겠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대명소노그룹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의 자산총액은 2023년 말 기준 3조5889억 원, 현금성 자산은 2083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예림당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241억 원이고, 현금성 자산은 69억 원에 불과하다.
앞서 대명소노그룹은 경영 개선 요구서를 보내며 티웨이항공의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기도 했다. 대명소노그룹은 국내 18개 호텔·리조트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 리조트 기업으로, 2019년부터 해외에도 진출했다. 항공사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명소노그룹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까지 확보해 티웨이항공과 합병하는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항공사를 합병하면, 저비용항공사(LCC)를 넘어 대형 항공사(FSC)로서 대한항공의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 전반의 전망이다.
다만 대명소노그룹이 지난달 티웨이항공에 보낸 경영 개선 요구안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요구한 것이 소액주주들을 우호 주주로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주식을 새로 발행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기존 주식 수가 증가해 ‘희석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주당 가치가 낮아진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이사회를 장악해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보유 주식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할 수 있다.
주총 이후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추가 지분 확보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구성 변경에 따라 예림당이 보유한 지분 매입을 다시 시도하거나 소액주주를 상대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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