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아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이재명(아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민주 이재명 대표, 교섭단체 연설

“경제 살리는데 이념이 뭔 소용
‘잘사니즘’ 새 비전으로 삼겠다”
AI·바이오 등 A~F 조어로 설명
의원 소환·주4일 근무 제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최소 3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먹사니즘’에서 한 걸음 나아가 첨단산업과 제조업 성장을 통한 ‘잘사니즘’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던진 연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회복과 성장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민생경제를 살릴 응급 처방인 추경”이라며 “최소 30조 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반도체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이견에 법안과 추경 논의를 위한 국정협의회 출범이 미뤄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구체적 수치를 거론하며 재차 추경 편성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잘사는 ‘잘사니즘’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경제 살리는 데 이념이 무슨 소용인가. 진보 정책이든 보수 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하자”며 ‘흑묘백묘론’에 기반한 성장론을 거듭 역설했다.

이 대표는 잘사니즘을 구현하는 성장 전략으로 ‘ABCDEF’ 육성을 제시했다. ABCDEF는 인공지능(AI)·바이오·문화·방위산업·에너지·제조업의 영 단어 첫 글자를 딴 조어다. 이 대표는 철강·석유화학 산업의 거점인 경북 포항, 울산, 전남 광양·여수, 충남 서산·당진을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선포해 긴급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보편적 기본사회라는 과제를 해결하려면 ‘회복과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며 “(당내에)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노동 의제와 관련한 비전도 설명했다. 그는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현실에서 기업은 ‘노동 유연성’을 요구하지만, 노동자들은 ‘해고는 죽음’을 외친다”며 “대화와 신뢰 축적으로 기업 부담을 늘리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며, 노동 유연성 확대로 안정적 고용을 확대하는 선순환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노동 시간을 줄이고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직접 민주주의’ 강화에 대한 구상도 제시했다. 그는 “민주당이 주권자의 충직한 도구로 거듭나 꺼지지 않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며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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