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서울 서래마을 ‘김씨부인’
디저트의 유행을 주도하는 주류 장르의 뿌리는, 늘 프랑스나 일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통 병과 혹은 한과라 불리는 우리나라의 디저트가 대중적으로 퍼지지 않은 건, 궁중에서 유래된 기술 전수의 어려움이 원인입니다. 더 큰 장애물은 병과가 일상의 간식이 아니라 인간이 태어나고 숨을 거둘 때까지 이뤄지는 혼례나 관례 등 주요한 행사에나 쓰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간식의 역할보다는 주식에 가까운 무거움이 있다는 것도 디저트로서는 단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끊임없는 연구와 시도 끝에 차와 어울리는 병과를 간결하게 선보이는 병과 전문 카페들 또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중 서울시에서 선정하는 ‘테이스티 오브 서울(Taste of Seoul) 100선’에 몇 년째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의 ‘김씨부인’에서의 만족스러웠던 디저트를 떠올려 봅니다. 김명숙 대표가 운영하는 김씨부인은 우리나라 전통의 맛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다듬되 그 기본의 정신과 맛의 고집을 성실하게 이어가는 몇 안 되는 보물 같은 곳입니다.
계절감을 더해야 하는 디저트의 특성답게 한국의 병과 또한 계절에 나는 과일이나 재료를 이용해 절기에 걸맞은 메뉴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차나 음료를 곁들이는 것 또한 필수적인 덕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풍류를 즐기는 선비의 자세가 떠올리는 부분입니다. 차와 함께 소반에 올려져 나오는 것 또한 전통적이면서도 단아한 한국적인 멋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씨부인의 떡과 과자들은 하나같이 사람의 손을 거쳐 수작업으로 완성이 됩니다. 반죽으로 모양을 만들어 튀기고 조청에 집청하여 향미와 감미를 더하는 긴 작업을 거쳐 귀한 맛이 완성됩니다. 고운 자연의 빛과 단맛을 입히는 작업이야말로 화룡점정의 터치라 할 수 있지요.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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