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입국 거부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운영 총책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검거했다. 사진은 피의자 검거 당시 장면.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입국 거부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운영 총책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검거했다. 사진은 피의자 검거 당시 장면.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누누티비 이어 피클티브이 검거한 김찬 저작권수사대 팀장

“국내외 불법사이트 1000개
모니터링·서버분석 등 진행

해외에 숨은 범인검거 애로
포렌식 인력 더 보충됐으면”


“아직도 국내외 불법 사이트는 1000여 개나 있습니다. 지금도 수사를 진행 중인 곳이 여럿이고요.”

‘누누티비’에 이어 ‘피클티브이’와 ‘티브이챔프’까지 최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의 운영자들이 속속 검거되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에서 기획수사팀장을 맡고 있는 김찬 사무관이 전한 말이다.

베트남에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4개를 운영한 총책이 검거 및 구속 송치됐다는 것이 알려진 10일 김 팀장은 전화를 통해 “최근 성과는 모니터링부터 정보 분석까지 기관 간 협업이 활성화되고 인터폴과의 국제 공조 채널이 잘 구축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 2023년 출범한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누누티비를 필두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K-콘텐츠 불법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온라인 사이트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20여 명의 수사대 인원은 모두 문체부 내 직원이지만 특별사법경찰 신분으로 피의자 수사와 검거까지 직접 가능하다. 김 팀장이 이번 피클티브이 피의자 검거를 위해 현장을 찾았던 것처럼, 수사 과정에는 전 인력이 동원된다. 현재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얼굴을 공개하기는 어렵다. 김 팀장은 “특별사법경찰 제도가 시행되고 18년 정도 이 일을 해왔는데 최근 저작권 침해가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수사도 이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구속 송치된 피클티브이 운영 총책의 경우, 베트남 현지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도메인 등록부터 서버 결제 등을 모두 마치 합법적인 기업인 것처럼 절차대로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김 팀장은 이에 대해 “기존 불법 사이트의 경우, 정보를 최대한 은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피클티브이는 마치 넷플릭스와 같은 정식 동영상 플랫폼처럼 현지서 2년간 운영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검거 작전은 인터폴과의 공조로 태국으로 도주하려던 피의자에 대해 적색수배를 요청한 것이 주효했다. 피의자는 태국에서 입국이 거부된 후 인천공항으로 돌아온 뒤 입국장에서 수사대에 체포됐다.

이러한 성과에도 여전히 국내외 불법 사이트를 통한 K-콘텐츠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고 콘텐츠 산업 발전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 팀장은 “사이트 모니터링과 서버 분석을 통해 피의자가 특정 국가의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까지 진행하면 검거 자체는 어렵지 않다”며 “다만 피의자가 대부분 해외에 있는 만큼 제3국 정보 수집과 피의자 특정 과정이 까다롭다. 문체부 내 인원이 과학수사에 특화되지 않은 만큼 포렌식 역량을 가진 수사관 등의 인력이 보충됐으면 좋겠다”고 개선점을 꼽았다.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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