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의 CVID 방식 견지 필수 연합연습 협상 지렛대 안 돼 동맹의 힘으로 北 꼼수 넘어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한 이후 미국과 북한 간의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30여 년 동안 미북 간에 협상이 있었다. 1994년 미북 양자 간 제네바 협상, 1996년부터 2년여간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참여한 4자회담,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는 남·북·미·중과 러시아·일본이 함께한 6자회담도 열렸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미북 정상이 3차례 직접 만나 협상을 시도한 일도 있다.
이처럼 미국과 북한이 양자 또는 다자 형태로 만나 북핵 문제와 평화 체제 문제 등에 대한 협상을 이어 왔다. 하지만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사이 북한의 핵 역량은 더욱 고도화됐고, 한국을 향한 핵미사일 위협은 더욱 노골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애초에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지가 전혀 없었고, 핵을 미끼로 한미동맹을 이간시키는 데 악용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앞으로 재개될 미북 간 협상에서 과거의 과오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반드시 지켜야 할 안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첫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잇달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고 지칭하면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어렵다는 식으로 언급함으로써 미국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고 북한이 원하는 핵 군축 협상을 이어가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일기도 했다.
다행하게도 지난 7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하기로 함으로써 제기된 우려들이 일단 해소됐다. 북한 비핵화는 반드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CVID)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인 동시에 한반도와 국제 안보 및 평화를 위해 일관되게 유지돼야 할 목표이기 때문이다.
둘째, 한미 연합연습을 협상 지렛대로 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주한미군과 연합연습은 한미동맹의 힘이다. 훈련이 없는 군대는 무용지물이듯 연합연습이 없는 한미동맹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북한의 일관된 노림수는 한미동맹을 흔들고 이간하는 데 있다. 그래야 그들의 대남적화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0여 년간 한미동맹은 제2의 6·25를 억제하는 강력한 힘이었고, 이는 한미 연합연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1992년 북한의 합의 이행 유도를 위해 팀스피릿 연습을 중단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합의를 전혀 지키지 않았다. 2018년 미북 정상회담 이후 3대 연합연습을 중단했지만, 북한은 비핵화 합의를 한 걸음도 지키지 않았다. 이로써 한미 억제력은 약화한 반면, 북한의 핵 역량은 고도화되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앞으로는 한미동맹을 흔드는 그 어떤 요소도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북한 정권에 주지시켜야 한다.
셋째, 협상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패싱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과 미국은 혈맹인 동시에, 북핵 문제든 평화 체제든 미북 간 협상에서 논의될 대부분 의제의 당사국은 한국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은 일관되게 한국을 보이콧 하고 미국과만 협상하려 했다. 한국은 미국의 괴뢰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억지 논리도 제기했다. 이는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불순한 속내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평양의 속셈은 전혀 바뀐 게 없다.
따라서 협상 준비 등 전 과정에서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유지해야 한다. 이로써 미북 협상을 빌미로 한미동맹을 이간시키려는 북한의 꼼수는 결코 통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각인시켜야 한다.
미북 협상은 안보와 평화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이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 주민들이 인간답게 살도록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한 협상력의 바탕은 강력한 한미동맹의 힘이다. 힘에 의한 평화를 원한다면 앞서 제시한 3가지 안보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