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끼 2500원 강동어린이식당
매일 30여명에 균형잡힌 급식
5년째 아이들 끼니 챙기는 노원
등록 없이도 1000원 식사 가능
방학중엔 점심·저녁 모두 제공
저소득·맞벌이 가정 영양 챙겨
지난 4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있는 강동어린이식당. 오후 5시가 되자 친구들과 같이 놀던 10여 명의 아이가 식판에 주꾸미볶음 등 7가지 음식을 받고 저녁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 식당은 강동구가 저소득·맞벌이 가정 아이들을 위해 전국 최초로 만든 자치구 직영 어린이 전용 식당이다. 강동구는 원래 상가로 쓰이던 건물 내 약 132㎡(40평) 규모 공간을 임대해 지난 2021년부터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강동구 아이들은 2500원만 내면 영양사와 조리사가 만드는 균형 잡힌 저녁밥을 먹을 수 있다. 현재 강동 지역 초·중학생 43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매일 30여 명이 이 식당을 찾는다고 한다. 강동구 관계자는 “모든 식재료는 한우 등 국내산을 사용하며 음식은 직접 조리한다”면서 “끼니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특별 디저트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서울 자치구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챙겨 먹지 못하는 저소득·맞벌이 가정 아이들의 끼니를 챙기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11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노원구는 2020년부터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내 ‘아이휴센터’ 4곳에서 어린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노원 지역에 사는 어린이라면 따로 등록하지 않아도 1000원만 내고 식사를 할 수 있다. 수년째 어린이식당 운영을 지속해온 자치구들이 지역민의 호평을 받으면서, 지난해에는 도봉구가 새롭게 식당을 조성하는 등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에 다른 자치구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어린이식당이 속속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자치구가 어린이 전용 식당까지 만들어 수년째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제공하는 건 관내 저소득 가정의 결식 우려 아동들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책임지기 위해서다. 결식 우려 아동들은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많으며, 식사를 하더라도 균형 잡힌 식단을 챙겨 먹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학교에 가지 않는 방학이 되면 맞벌이 가정 아이들을 포함해 결식 우려 아동들이 더욱 늘어난다는 게 자치구들의 판단이다. 노원구 관계자는 “방학에는 학기 중보다 아이들이 10여 명 이상 더 찾아온다”며 “학기 중에는 저녁식사만 가능하지만, 방학 기간엔 점심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는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이면서 보호자 부재,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가정 내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 아동이 2만7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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