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식물가 부추긴‘버거플레이션’
햄버거 작년에도 5.4%나 올라
자장면·치킨·돈가스보다 높아
롯데GRS 영업익 62% 급증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 실적 상승세
가격 급상승에 편의점버거 인기
CU신제품 나흘만에 2만개 판매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배달비와 원재료 값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번번이 인상하면서 외식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격 인상 효과에 힘입어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의 실적도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햄버거가 더는 ‘가벼운 한 끼’가 아닐 정도로 비싸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햄버거를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보면 지난해 햄버거 소비자물가지수는 130.17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100)을 기준으로 햄버거 물가가 4년간 30.17% 올랐다는 뜻이다. 햄버거 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피자(19.04%)·치킨(24.11%)·자장면(26.38%) 등 배달 비중이 높은 다른 외식 메뉴의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통계청이 물가 추이를 조사하는 39개 외식 메뉴 중 햄버거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건 김밥(32.63%)뿐이었다. 김밥 물가 상승은 핵심 재료인 김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급이 모자라 가격이 오른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햄버거 물가 상승률은 5.4%로 나타나 마이너스를 기록한 피자(-0.6%)와 함께 자장면(3.2%)·돈가스(3.4%)·치킨(4.8%) 등 주요 외식 메뉴를 웃돌았다.
이런 현상은 맥도날드·버거킹·롯데리아·맘스터치 등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가 제품 가격을 지속해서 올린 여파로 풀이된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5월 간판 메뉴인 빅맥 세트를 포함한 제품 16개 가격을 평균 2.8% 올렸다. 맥도날드는 2023년에도 2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KFC도 지난해 6월 대표 메뉴인 징거버거 가격을 올렸고, 롯데리아와 맘스터치도 각각 지난해 8월과 10월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버거킹도 지난달 간판 제품인 와퍼를 비롯한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 효과에 힘입어 버거 프랜차이즈들의 실적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4833억 원, 영업이익 231억 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62.8% 증가한 수치다.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도 대부분 지난해 실적을 개선한 것으로 외식업계는 보고 있다. 물론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고물가 누적 부담 속에서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점도 실적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유명 셰프 에드워드 리와 협업한 버거·치킨 3종을 이달 출시한다. 롯데리아도 흑백요리사 우승자인 권성준 셰프와 손잡고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버거’를 선보였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격이 급격히 오르자 편의점들이 선보인 가성비 햄버거가 인기를 끌고 있다. CU는 최근 햄버거 빵에 빵가루를 묻힌 후 튀겨낸 ‘바삭 튀김 버거’를 내놨는데, 출시 나흘 만에 누적 판매량이 2만 개를 넘어섰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1분당 약 3.5개가 팔린 셈이다. 바삭 튀김 버거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튀김 햄버거라는 독특한 콘셉트 외에 저렴한 가격도 한몫하고 있다고 CU 측은 설명했다. 빵을 튀기는 공법을 추가했음에도 가격은 프랜차이즈 햄버거 대비 절반 이하인 2900원이다. 세븐일레븐도 패티 3장을 넣은 대용량 가성비 제품 ‘메가불고기체다버거’ ‘메가불고기피자버거’를 각각 지난해 3월과 8월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후 누적 150만 개가 팔리며 햄버거 상품군 내 1·2위를 차지했다. 불고기 패티 3장을 넣은 메가불고기체다버거 중량은 235g으로 일반 햄버거 평균보다 25%가량 늘렸다. 해당 제품이 3000원대라는 점에서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세븐일레븐은 설명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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