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몸값에 검증된 능력

현재 한국 배구에서 활약하는 지도자 가운데 객관적으로 공인된 ‘최고 수준’의 자리는 프로배구 V리그 남녀부 14개 팀과 남녀 배구대표팀까지 총 16명뿐이다. 2025년 2월 현재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외국인 지도자의 차지다.

2024~2025시즌 V리그에서는 남자부 7개 팀 중 5개 팀이 외국인 지도자를 선택했다. 대한항공(토미 틸리카이넨)과 OK저축은행(오기노 마사지), 우리카드(마우리시오 파에스), 현대캐피탈(필립 블랑), KB손해보험(레오나르도 아폰소)이 외국인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여자부에서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유일한 외국인 감독으로 활약 중이다. 남녀 대표팀 역시 각각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과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 체제다.

이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핀란드, 오기노 감독은 일본, 파에스 감독은 브라질과 프랑스 이중 국적이다. 블랑 감독과 아폰소 감독은 각각 프랑스, 브라질 출신이다. 아본단자 감독, 라미레스 감독은 이탈리아, 브라질에서 왔다. 모랄레스 감독은 푸에르토리코에서 자국 대표팀을 지도한 데 이어 한국 대표팀을 맡았다.

외국인 지도자는 국내 선수와의 소통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선호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뻔하지 않은 배구와 가성비 덕분이다.

외국인 지도자가 많아지며 V리그는 남녀 불문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이른바 ‘몰빵배구’라고 불렸던 단편적인 배구 경기 운영에서 벗어나 다양성이 생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40대 젊은 지도자 열풍과 함께 한껏 치솟았던 국내 지도자 몸값보다 저렴하게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지도자를 영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배구계가 외국인 지도자를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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