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지난해 국내 신차 판매가 전년 대비 7.3% 감소해 2013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등장한 자동차는 ‘포드 A형 리무진’이다. 일명 ‘어차(御車)’. 1903년 고종 황제 즉위 40주년에 의전용으로 미국 공관을 통해 들여 왔다. 어차는 황제가 차를 타는 것이 경망스럽다고 해서 궁궐에서 구경거리로만 전락한 뒤 러·일전쟁의 와중에 소실되고 만다.

1955년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 최초의 자동차 ‘시발(始發)’이 출시됐다. 시발은 지프형 6인승으로 수제(手製) 승용차였다. 이런 제조 방식 때문에 시발차 한 대를 만드는 데 4개월이 걸렸다. 국산화율은 50% 정도 됐다. 시발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심지어 프리미엄을 붙여 팔려고 ‘시발계(契)’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시발이 인기를 끌자 버스, 트럭, 트랙터 제작에도 손을 뻗었다.

우리나라 고유의 모델이 등장하기까지는 세월이 더 걸렸다. 국산 모델 1호는 1300cc급 ‘포니(Pony)1’. 1975년 12월 생산에 들어가 1976년 세상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까지 신진자동차 등에서 생산한 블루버드, 코로나, 크라운, 코티나 등이 있었지만, 외국 모델을 국내에서 조립한 것이었다.

포니는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포니의 개발로 한국은 세계에서 16번째,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2번째로 고유 모델을 생산하는 나라가 됐다. 포니는 판매 첫해에 1만726대(대당 227만여 원)가 팔려나갔다. 포니는 1976년 에콰도르에 처음 수출해 국산 1호 수출차로도 이름을 올렸다. 포니는 한동안 국내 자동차의 대명사 브랜드로 위세를 떨치며 우리나라 자동차의 대중화 시대를 선도했다.

시발과 포니로 불을 지핀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그린카 시대’로 쾌속 질주하고 있다.

도서관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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