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생 습격 사건의 피해자 김하늘 양(8) 빈소. 연합뉴스
대전 초등학생 습격 사건의 피해자 김하늘 양(8) 빈소. 연합뉴스


기사 보고 수사 과정 접해
"교육계 인사도 징계 必" 주장
아이들 그룹 ‘아이브’ 화환 감사



"나랏일 하시는 분들, 하늘이 법을 만들어 주세요"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우울증 앓던 교사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은 김하늘(8) 양의 아버지가 법을 제정해 딸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하늘 양의 아버지 김 모 씨는 12일 취재진을 만나 "제가 원하는 건 다음부터 우리 딸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것 하나다"라면서 "보고 계신다면 여당, 야당 대표님들이 오늘 오셔서 하늘이 간 것을 봐 주시고, 제 얘기를 들어달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저는 정치 같은 것은 모른다. 근조 화환들을 어느 당 누가 보냈는지도 모른다"라면서 " 다시는 우리 아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라고 했다.

김 씨는 하늘 양을 해친 교사 A 씨에 대한 엄벌도 촉구했다. 그는 "하늘이를 해친 분은 추후 무조건 심신미약이라는 내용을 갖고 나올 것 같다"라면서 "(A 씨가) 초등학교에서 구할 수 없는 식칼로 해쳤는데 어떻게 계획 살인이 아닐 수 있냐"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강력한 처벌이 무조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사건 수사 관련 경찰과 검찰의 대응에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모든 수사 내용들을 기사를 통해 접하고 있다. 저는 경찰 측으로부터 어떠한 수사 과정도 듣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늘이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관 분들, 검사님 단 한 명도 조문 오지 않았다. 가장 빨리 소식을 접해야 하는 저는 왜 모든 내용을 기사를 통해서 접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하늘 양을 지키지 못한 교육계 인사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김 씨는 "학교에서 하늘이를 못 지킨 것은 팩트다"라며 "해당 관계자는 징계가 당연히 이루어져야겠고, (해당 교사의) 복직을 받아준 사람, 받아준 기관, 분리하지 않은 사람과 기관 모든 사람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하늘이에게 화환을 보낸 아이돌 그룹 ‘아이브’와 일반 시민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씨는 "아이브의 화환 왔는데, 하늘이가 대전에서 아이브 콘서트 하면 꼭 보내달라 해서 약속했다"라면서 "하늘이의 꿈은 장원영(아이브 리더) 그 자체다. 가능하시다면 바쁘시겠지만, 하늘이를 보러 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어제 하늘이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전혀 모르는 일반 시민분들이 많이 와주셨다"라면서 "(빈소와) 거리가 가까우시면 부조는 전혀 생각하지 마시고 하늘이 얼굴 보러 와주셔도 괜찮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하늘 양은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쯤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하늘 양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에 이송됐지만 같은 날 오후 7시쯤 끝내 숨졌다.

범인은 해당 학교 교사 A 씨로, 현장에서 함께 발견됐다. A 씨는 하늘 양을 살해한 뒤 자신도 자해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는 A 씨는 지난해 말 조기 복직했지만, 동료 교사들과 마찰을 빚는 등 문제를 일으키다 수업에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업에서 배제돼 짜증 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돌봄 교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와 같이 죽을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맨 마지막에 나오는 아이에게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들어오게 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서부경찰서는 앞서 전날 A 씨에 대한 체포 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신상공개도 검토한단 방침이다.

김 양의 부검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과학수사연구소에서 진행된다. 당초 유족은 부검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였다. 하늘 양의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9시 30분 진행된다. 장지는 대전 추모공원이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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