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  AH-64E 가디언 아파치 공격헬기. 보잉 제공
최신형 AH-64E 가디언 아파치 공격헬기. 보잉 제공

보잉 부사장 방한 기자간담회…‘헬기 무용론’에 방사청, 아파치 추가도입 재검토
아파치, 가격 급등에 2차 도입 재검토…보잉 "인프라 등 포함 패키지 가격"
방사청, 러·우 전쟁서 공격 헬기 드론과 지대공 미사일 요격 사례 잇따르자 사업 재검토


방위사업청이 3조원 규모의 공격헬기 아파치(AH-64) 추가 도입 사업을 재검토하자 제조사인 보잉의 고위 임원이 방한해 ‘공격헬기 무용론’을 반박했다.

보잉은 12일 서울에서 ‘아파치의 미래’를 주제로 국내 언론사 대상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방한한 크리스티나 유파 부사장(공격헬기사업부 총괄) 등 보잉의 고위 임원들이 자리했다.

유파 부사장은 "아파치는 최고 수준의 성능과 신뢰성을 갖춘 현존하는 최강 공격 정찰 헬기"라며 "드론 등 그 어떤 무인 플랫폼도 아파치를 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아파치는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전장에서도 계속해서 최고 전력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파치는 현존 최고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공격헬기로, 헬파이어 미사일 등으로 적 전차부대를 무력화시킬 수 있어 ‘탱크 킬러’로 불린다. 육군은 2017년 1월 아파치 헬기 36대를 미국에서 도입해 운용 중이다.

우리 군은 2012∼2013년 육군 대형공격헬기 1차 사업을 추진했고, 2017년 1조9000억원을 투자해 AH-64E 36대를 실전배치했다. 이후 2022년 11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3조3000억원을 투입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아파치급 대형공격헬기를 구매하는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 추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지난해 8월 19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보증하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한국에 35억 달러(약 4조6655억원) 규모의 AH-64E와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하지만 1차 도입 대비 급등한 가격과 저가 지대공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정부는 2차 사업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미 정부가 승인한 사업비 4조6655억원은 정부가 책정한 사업비 3조3000억원보다 1조3655억원 많다. 또한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과 휴대용 미사일에 요격되는 사례가 늘며 공격 헬기 무용론도 잇따른다.

유파 부사장은 아파치 가격 급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FMS 방식을 통해 항공기를 판매하게 되면 항공기만 주는 것이 아니다"며 "미 의회에서 승인된 가격은 패키지 가격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 훈련, 보장 시스템, 인프라, 단종될 수 있는 부품 등 굉장히 많은 항목이 하위 항목에 포함돼 있다"며 "의회에 승인한 가격만을 봤을 때 굉장히 높다 인식할 수 있다. 추후 (다른 항목을) 추가하게 되면 행정절차를 다시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보수적으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부연했다.



보잉은 12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로얄파크컨벤션에서 ‘AH-64 아파치의 미래’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아파치 미래 비전과 국내 판매계획 등을 설명했다. 왼쪽부터 크리스티나 유파 보잉 부사장, TJ 제이미슨 보잉 공격헬기 사업개발 디렉터. 보잉 제공
보잉은 12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로얄파크컨벤션에서 ‘AH-64 아파치의 미래’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아파치 미래 비전과 국내 판매계획 등을 설명했다. 왼쪽부터 크리스티나 유파 보잉 부사장, TJ 제이미슨 보잉 공격헬기 사업개발 디렉터. 보잉 제공


아파치는 공격헬기 코브라(AH-1)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길이 14.68m, 높이 4.72m, 로터 직경 14.63m로 최대비행속도는 279㎞/h에 달한다. 주야간 전천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아파치는 현재 19개국에서 총 1300대 이상 운용 중이다. 특히 미 육군은 지금까지 아파치로 총 520만 비행시간을 달성했다. 이 중 130만 시간은 전투 비행시간이다.

이날 TJ 제이미슨 디렉터는 미래 전장과 관련해 다음 단계 핵심은 유무인체계(MUM-T)의 원활한 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무인 체계는 최근 분쟁에서 그 효과를 입증했다"며 "이는 발사형 효과체(Launched Effect)의 통합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발사형 효과체는 공격헬기가 운용 및 제어할 수 있도록 맞춤 개발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공격헬기의 도달 범위, 상황 인식, 치명성 및 생존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사형 효과체는 소형, 중형 및 대형 등 다양한 크기의 소모형 반자율에서 완전 자율까지의 무인 시스템을 포함한다. 센서 및 타격 페이로드를 비롯해 드론 대응책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방사청은 3조3000억원 규모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으로 아파치 36대 추가 도입을 추진해왔지만,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격 헬기가 드론과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에 요격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보잉 측은 현대전에서 드론 등 무인 항공기가 주목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인 항공기가 유인 항공기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파치 조종사 출신인 TJ 제이미슨 공격헬기사업 개발 디렉터는 "아파치는 기갑 전투에 특화돼 설계됐고, 비정규전에서 여전히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전투의 핵심은 유무인 플랫폼 간 파트너십"이라며 "아파치가 외부에서 발사한 무인기를 직접 작동·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고, 이를 통해 아파치의 상황인식과 생존성, 치명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미국 국무부가 승인한 아파치 판매 가격이 35억 달러(약 5조원)로 당초보다 높게 책정된 것에 대해선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판매하면 항공기뿐만 아니라 교육훈련, 무장 시스템 등이 패키지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사청은 아파치 추가 도입 사업에 대해 "전장 환경변화와 재원상황, 관련 기관의 검토 결과 등을 고려해 후속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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