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한 데 이어 한국의 대미 수출 1·2위 품목인 자동차·반도체 등으로 관세 확대를 예고한 가운데 11일 경기 평택항 인근에 수출용 차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를 공식 발표한 데 이어 한국의 대미 수출 1·2위 품목인 자동차·반도체 등으로 관세 확대를 예고한 가운데 11일 경기 평택항 인근에 수출용 차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삼성·LG 등 ‘관세 리스크’ 대응
美 현지공장 생산 확대 모색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위기에 직면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정부의 외교적 대응을 기대하면서도 ‘각자도생’을 위한 해법 찾기에 일제히 뛰어들고 있다. 미국에 편중되지 않도록 수출시장을 제3국 등으로 다변화하고, 미국 현지 공장의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 있는 반도체와 가전 공장의 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반도체의 경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등으로 미국 빅테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만으로 공급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이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출 다변화를 위해 인도네시아를 종합 거점으로 육성, 현지 생산시설을 아시아 지역 공급 허브로 활용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인도·인도네시아 등 신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인도 첸나이 공장(현대차)과 아난타푸르 공장(기아)을 통해 각각 연간 82만4000대, 43만1000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푸네 공장에서도 오는 2028년 생산능력을 25만 대까지 끌어 올릴 예정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교두보로 삼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도 트럼프 시대 관세 폭탄 대응을 시장 확장의 계기로 삼고 인도 시장 공략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인도 법인 기업공개(IPO)를 위한 상장예비서류를 제출했으며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국내 식품기업도 반전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모태 격인 롯데웰푸드는 ‘인구 대국’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올 상반기 중 건과 법인 ‘롯데 인디아’와 빙과 법인 ‘하브모어’ 통합 법인을 출범한다. CJ제일제당은 자회사인 슈완스를 통해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오는 2027년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용권·이근홍·김성훈·김호준 기자 freeuse@munhwa.com

관련기사

이용권
이근홍
김성훈
김호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