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럼프와 앞다퉈 정상외교
트럼프 호주 철강 관세 면제속
EU집행위원장 “美와 협력기대”
獨총리 “보복관세 피하길 원해”
日, 철강 관세 제외 공식 요청
세계 각국이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를 피하기 위해 관세 발효(3월 12일)를 한 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호주에 대해 관세를 면제할 가능성을 시사하자 여러 국가가 미국에 함께 대항하기보다는 트럼프 1기 때처럼 미국과 일대일로 협상하기 위해 경쟁하는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동한 뒤 X에 “트럼프 대통령과 당신(밴스 부통령)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동맹으로서 우리가 공유하는 도전에 관한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뮌헨 안보회의(14∼16일)에서 또 만나자”고 덧붙였다. 이는 회동 전 비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성명보다 완화된 것으로 우선 협상에 집중할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밴스 부통령도 회동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유럽과 함께 많은 경제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양쪽 모두에 좋은 안보 파트너십을 위해 협력하기를 바란다”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EU는 단결해 대응할 것”이라며 “하지만 관세와 보복관세라는 잘못된 길은 피하길 원한다”고 말해 협상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영국은 미국과 협상에 들어갔음을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세부 내용을 처리하기 위해 미국 측과 협의 중”이라며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분명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 측에 철강·알루미늄 관세 제외를 공식 요청하고 협상에 들어갔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요청했다”며 “관세 조치의 내용과 영향을 충분히 조사하면서 필요한 대응을 확실히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미국 철강기업 US스틸에 대한 투자 논의와 연계해 관세 면제를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으로부터 25% 관세를 부과받았다가 국경 강화 약속을 통해 30일간 관세를 유예받은 멕시코와 캐나다도 보복 조치보다 협상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11일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미국의 관세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도 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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