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커스 관계자들이 지난 2022년 세계 최대 규모 보트쇼 ‘포트로더데일’에서 관람객들에게 선박 자율운항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아비커스 제공
아비커스 관계자들이 지난 2022년 세계 최대 규모 보트쇼 ‘포트로더데일’에서 관람객들에게 선박 자율운항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아비커스 제공


■ 혁신생태계 리포트 2025 - (9) HD현대

‘아비커스’ 7년 연구과정 도와
세계 최초 ‘2단계’까지 상용화

속도제어·충돌 피하는 솔루션
부산 해상택시 우선 탑재 예정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지난 2022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출범과 성장을 진두지휘한 사내벤처 1호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을 그룹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국내외 미디어 대상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정 수석부회장(당시 현대중공업그룹 대표)은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Future Builder)가 돼 더 지속 가능하고 더 똑똑하며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HD현대의 첫 사내벤처 아비커스가 ‘바다 위의 테슬라’를 목표로 선박 자율운항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자율운항 기술은 △해상 운송업계의 인력난 해소 △휴먼 에러(인간 실수)의 원천 제거를 통한 안전성 제고 △오염물질 저감 등이 가능해 미래 해상 모빌리티의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아비커스는 2018년 HD현대 내 자율운항 연구실로 출발했다. 현 아비커스 대표인 임도형 당시 실장이 이끌던 연구실은 2020년 4월에 항해보조시스템을 대형 상선에 탑재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이에 정 수석부회장은 연구실이 아닌 별도의 회사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임 실장을 대표로 7명의 연구실 직원이 참여하는 사내 벤처 1호로 출범했다. 임 대표는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통해 자율운항 시장 확대·선점에 앞장설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아비커스 제공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아비커스 제공


아비커스는 선박 자율운항솔루션 분야에서 ‘최초’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자율운항은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 2단계는 선원이 승선한 상태에서 원격제어하는 수준, 3단계는 선박에 탑승한 선원 없이 원격제어하는 수준이다. 4단계는 완전 자율운항 기술이다. 아비커스는 2단계까지 상용화를 마쳤고, 3단계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비커스의 1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은 하이나스 내비게이션(HiNAS Navigation)으로 지난 2020년 개발해 상용화됐다. 2단계 자율운항솔루션은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로 기존 1단계 기술인 인지·판단 기능에 더해 조종·제어까지 가능하다. 단순히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속도제어와 충돌회피 등 다양한 돌발상황에 선박 스스로 대처할 수 있다. 아비커스는 2022년 8월 SK해운·장금상선 등 국내 선사 2곳과 하이나스 컨트롤 수주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최초로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11월에 8000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의 자율운항 및 원격제어 통합 실증에 성공했다. 울산 HD현대중공업에 위치한 통합 디지털 관제센터와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 내 디지털 융합센터 간 제어권 전환을 이뤄내며 세계 최초로 복수 원격운영센터(ROC) 간 제어권 전환 기술을 선보였다. 이로써 아비커스는 선박에 탑승한 선원 없이 원격제어하는 자율운항 3단계 상용화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아비커스의 도전은 레저보트와 해상택시 자율운항솔루션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비커스는 2022년 10월 세계 최대 규모 보트쇼인 ‘포트로더데일’에서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솔루션 ‘뉴보트’를 최초 공개했다. 자율 항해, 자율 이·접안 기능은 물론 완벽한 일몰 지점까지 추천해주는 뉴보트는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아비커스는 2023년 7월 바다와 도심을 오가는 해상택시에도 뉴보트 자율운항솔루션을 적용하는 업무협약(MOU)을 부산시 해상택시 운항사업자인 KMCP와 체결했다. 이를 통해 부산 해상택시에 자율운항솔루션 ‘뉴보트 내비’와 ‘뉴보트 도크’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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