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림대성심병원 MICU
일반구급차보다 산소통 4배 ↑
전문의·간호사·구조사 동행
설 연휴 중 전국에 내린 폭설로 도로 상황이 최악이었던 지난 1월 27일, 충북 제천시 A병원 중환자실에 심각한 호흡부전으로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 치료를 받는 환자 B씨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증환자 전담구급차’(MICU·사진)가 고속도로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MICU는 이날 오후 3시 26분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을 출발해 폭설과 교통 체증을 뚫고 5시간 만에 140㎞ 떨어진 A병원에 도착했다. B씨를 태운 MICU는 오후 11시 14분 한림대성심병원으로 돌아왔다. B씨는 이송 1주일 만에 에크모치료를 중단할 정도로 빠르게 호전됐다. 그는 현재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이는 일반 구급차가 아닌 중증환자 전담구급차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MICU는 중증환자 이송을 위해 특수 제작된 전담구급차다. 의료진이 차량 내에서 중환자실(ICU) 수준으로 치료할 수 있어 ‘움직이는 중환자실’로도 불린다. 일반 구급차보다 1.5배 넓고, 에크모, 인공호흡기, 환자 모니터링 장비, 고유량 산소치료기 등 중증환자 생명 유지를 위한 의료장비가 탑재돼 있다. 일반 구급차보다 내부 전력을 더 많이 쓸 수 있고, 산소통도 일반 구급차에 비해 4배 이상 실을 수 있어 에크모와 인공호흡기가 동시 사용 가능해 장거리 이송에도 적합하다. MICU가 출동할 때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3인 전담팀이 탑승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MICU는 전국에 5대뿐이다.
한림대성심병원은 복지부와 경기도가 추진한 ‘중증환자 병원 간 이송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통해 지난해 11월 MICU를 도입했다.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뇌졸중, 신생아 환자 등 92명을 싣고 3263㎞를 달렸다. 복지부는 2026년까지 시범사업을 거쳐 MICU를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패혈증, 중증 외상, 신생아중환자 등 시간을 다투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빠르고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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