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권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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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로바이러스 감염 10년 만에 최대

1월 4주차 기준 469명 집계
0 ~ 6세 환자 비중은 51.4%
로타바이러스도 1년새 2배로

음식·분비물 등 감염경로 많아
적정 온도 조리·손 씻기 필수


최근 겨울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장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환자는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룹 A형 로타바이러스 감염 환자 역시 전년 대비 2배 수준을 기록했다. 두 바이러스 모두 0∼6세 영유아 환자가 전체 환자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는데 로타바이러스는 영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고 치료제가 없어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한파에도 손씻기·청소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해산물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 210곳에서 장관감염증을 표본감시한 결과 노로바이러스 환자 수는 지난달 4주차(1월 19∼25일) 기준 469명을 기록했다.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이다. 노로바이러스 환자 수는 지난달 1주차(12월 29일∼1월 4일) 369명, 2주차 372명, 3주차 390명, 4주차 469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달 4주차 기준 전체 환자 중 1세 미만이 9.2%, 1∼6세가 42.2%로 0∼6세 영유아가 전체의 51.4%를 차지했다. 지난달 5주차(1월 26일∼2월 1일) 환자 수는 347명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설 연휴기간 병·의원들이 문을 닫은 영향으로 풀이돼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그룹 A형 로타바이러스 환자 수는 지난달 4주차 기준 1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명) 대비 105% 증가했다. 전체 환자 중 1세 미만이 9.8%, 1∼6세가 30.9%로 0∼6세 영유아 비중이 40.7%에 달한다. 최근 4주간 A형 로타바이러스 환자 수는 지난달 1주차(12월 29일∼1월 4일) 132명, 2주차 131명, 3주차 114명, 4주차 123명으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로타바이러스 역시 지난달 5주차 환자 수는 106명으로 전주보다 줄었으나 설연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해 겨울철에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식중독 원인 병원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1∼2023년 11월부터 2월까지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발생한 식중독 의심 신고 건수는 132건이었으며 이 중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의심 건수는 110건으로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해 발생하거나 환자 분변, 침, 오염된 손 등 사람 간 접촉으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 로타바이러스는 계절성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영유아 위주로 음식물, 분변 오염 등 환경 오염으로 인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음식물 섭취 및 조리 과정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겨울철에도 포장에 ‘가열조리용’ ‘익혀 먹는’ 등의 표시가 있는 굴 제품은 반드시 중심 온도 85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해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철 한파로 인해 위생 관리에 소홀해지는 것 역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철에 청소 등 화장실 관리, 음식물 조리에 소홀해질 수 있고 배변 활동 후 손씻기 수행률이 떨어져 감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로타바이러스는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엄 교수는 “로타바이러스는 백신은 있지만 로타바이러스만 치료하는 항바이러스가 없어 특효약이 없다”며 “국내에서 로타바이러스 사망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12개월 미만 아이가 감염되면 탈수가 심해지고 심혈관계 합병증이 생겨 사망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어 백신을 꼭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로타바이러스는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돼 있어 예방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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