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베를린영화제 오늘 개막
장편·다큐물 등 8개 작품 출품
이혜영‘파과’로 40년만의 입성
봉준호‘미키17’은 첫 관객맞이
박찬욱 14년전 단편도 상영돼
1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는 한국영화는 8편으로 여느 해보다 많다. 한국 영화계 침체기가 길어지며 세계 무대에서의 입지도 좁아진 상황에서 국내 영화 팬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감독 봉준호·홍상수·민규동, 배우 이혜영·한예리 등이 베를린 레드카펫의 주인공으로 선다.
우선 홍상수 감독의 33번째 장편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가 공식경쟁 부문의 유일한 한국영화로 초청됐다. 현지에서 오는 20일 선보이는 이 작품에 대해 영화제 측은 “사람들에 대해, 그 사람들 사이 흐르는 흐름에 대해 직관적”이라고 평했다. 30대 시인이 여자친구 부모님의 집에 처음 방문하며 겪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다. 홍 감독의 연인인 배우 김민희가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 이로써 홍 감독은 2020년부터 6년 연속 베를린에 초청됐다. 은곰상으로 묶이는 감독상·각본상·심사위원대상 등을 받은 홍 감독이 이번 작품으로 황금곰상(최고상)의 영예까지 안을지 주목된다.

40년 만에 베를린 레드카펫을 밟는 배우 이혜영도 화제다. 소설가 구병모의 동명 원작을 영화로 옮긴 ‘파과’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과 함께 베를린 비경쟁 부문을 찾는다. 이혜영은 젊은 남성 킬러에게 쫓기는 60대 여성 킬러로 나온다. 이혜영은 1985년 하명중 감독의 ‘땡볕’으로 베를린을 방문한 바 있다. 민 감독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이후 2번째로 초청됐다.
봉준호 감독이 6년 만에 들고나온 신작으로 주목받은 ‘미키17’도 베를린에서 첫 관객을 만난다. 마찬가지로 비경쟁 부문인 스페셜 갈라에 오른 이 작품은 우주 개발 현장에서 일회용품처럼 쓰이는 ‘청년 노동자’ 미키의 이야기다. ‘기생충’(2019년)으로 미국 아카데미 4관왕(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에 오른 봉 감독이 내놓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한국인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는 역대 최고액인 1억5000만 달러(약 2177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미자 감독이 연출하고 한예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봄밤’은 4차례 상영된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영화를 소개하는 포럼 부문에 초청됐다. 알코올중독자, 난치병 환자가 죽음 직전에 서로를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김무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폭력의 감각’도 포럼 부문에 올랐다. 이장욱 감독의 ‘창경’, 차재민 감독의 ‘광합성하는 죽음’은 포럼 익스펜디드 부문에 진출했다. 박찬욱 감독이 2011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던 영화 ‘파란만장’도 단편 프로그램으로 다시 스크린에 걸린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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