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들과 등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 30분 동안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DOGE를 놓고 각종 월권·위법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머스크는 "연방 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이 파산할지도 모른다"며 자신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트럼프도 "국제개발처(USAID)는 무능하고 썩었다" "재판부를 존중하겠지만, 낭비를 줄이려는 우리의 시도를 막는 연방 판사들에 반대한다"며 머스크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는 이날 연방 정부가 1명을 고용할 때 4명을 해고할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머스크도 아들 엑스 애쉬 에이 트웰브(X Æ A-Xii)를 데리고 이 자리에 나왔다. 유명 가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머스크의 여섯 번째 아들인 X Æ A-Xii의 이름에 대해 그라임스는 "X는 미지수, Æ는 AI를 뜻하고, A-12는 우리 부부가 모두 좋아하는 항공기 SR-71의 전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간 글자인 Æ는 "AI를 엘프식 언어로 표기한 것"이라고 그라임스는 설명했다.
머스크는 검은색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있었다. 머스크가 X Æ A-Xii를 무등태우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X(옛 트위터)에 이 사진을 올리며 "머스크가 DOGE에 관한 모든 진실을 알려줄 것"이라 홍보했고,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도 이를 트럼프와 머스크의 협업을 뜻하는 ‘트럼프X머스크’로 표현했다. 시사 주간지 타임이 최근 머스크가 대통령의 책상에 앉아있는 합성 사진을 표지에 게재해 트럼프와 불화설이 일었지만, 두 사람은 이날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자랑했다.

머스크는 이날 기자들 앞에서 "국채에 대한 이자가 국방부 예산보다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연방 지출을 줄이는 등 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파산할 수 있다. 연방 지출을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다. 또 "나이가 150세가 있는데 여전히 사회 보장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내 생각에는 이미 죽었거나 아주 유명하거나 둘 중 하나일텐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냐"며 복지 시스템의 후진성을 질타했다. 머스크는 "관료 사회에 수십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수천만 달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는지 의아하다"며 "납세자의 돈으로 부자가 된 것이 신기하다. 그들에게 투자 조언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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