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공무원 질병휴직위원회 법제화
동료 교사, 가족도 위원으로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가 휴직하거나 복직할 때 심의 절차를 거치도록 법제화하고 심의위원회에 학생이 참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 김하늘 양이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에게 무참히 살해된 사건 대책의 하나로 마련 중인 일명 ‘하늘이법’ 초안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더불어민주당(교육위원회) 의원이 하늘이법 대표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초안 작성을 마쳤고 조만간 의원 동의를 얻는 절차에 들어간다.
초안은 교육공무원 질병휴직위원회 구성 및 운영 예규를 상위법으로 제정해 강제조항으로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교육부는 교사들이 질병으로 인해 휴직 또는 복직할 때 교육공무원 질병휴직위원회를 두고 휴직 필요성·정상 근무 가능 여부를 판단토록 하고 있다. 3명 이상을 위원으로 두고, 위원장 외 1명 이상은 진단서를 기초로 질병의 심각성, 적정 치료 방법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의료전문가(의사)를 포함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교육부 예규로 권고 수준에 그쳤던 탓에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던 게 사실이다.
교육 현장에선 교사들이 질병 휴직·복직을 신청할 때 대부분 의사가 발급한 진단 소견서로 대체해왔다.
사실상 의사 1명의 의견에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의 휴·복직이 좌우됐던 셈이다.
김하늘 양을 살해한 교사도 작년 12월 6개월 질병 휴직을 했다가 불과 20여일 만에 복직할 때 모두 대전 을지대학병원에서 발급한 의사 진단서로 사실상 휴·복직이 결정됐다.
문제는 두 진단서의 내용이 판이하다는 점이다.
질병 휴직을 신청할 당시 A 씨의 상태에 대해 "본 정신과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음. 지난해 9월 중순부터 급격히 악화해 현재까지 심한 우울감, 무기력감에 시달리고 있어 최소 6개월 정도 안정 가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와는 달리 휴직 20여일 후의 복직 신청 때 진단서엔 "9월 중순부터 급격히 악화했고 12월 초까지만 해도 잔여 증상이 심했으나, 이후 증상이 거의 사라져 정상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병원 측은 의학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진 진단이라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늘이법 초안에는 위원회 구성을 최소 5∼7명으로 하고 심사 대상이 되는 교사의 주변 사람들이 참여토록 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김 의원은 심의위원회에 질병 심각성을 판단할 의사와 더불어 교사의 실생활·건강 상태 등을 자주 지켜봤던 학생, 동료 교사, 가족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번에도 보듯이 진단서 발급 과정에서 의사가 도덕성 또는 책임감이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도 들고, 또 의사들이 환자의 실생활을 제대로 모를 수도 있다"며 "의사가 모든 실생활을 쫓아다니면서 볼 수 없기 때문에 주변에서 지켜보는 학생과 동료 교사, 가족 등이 꼭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관련기사
-
제2 하늘이 없도록… 3단계로 ‘교원 심리검사’ 강화한다
-
“2담임제 하교 학교도 있는데”… 학부모들 ‘안전격차’ 불만
-
“하늘이는 제일 예쁜 별이 될 거야”… 교문 앞 추모행렬
-
학교서 살해된 초등생 아빠 , 여야 정치권에 ‘하늘이법’ 제정 호소
-
"하늘이 법 만들어 달라" 호소한 대전 초등생 父, 가해교사 엄벌 촉구
-
점심시간에 검은 봉지 속 28cm 달하는 흉기 들고 학교 돌아온 여교사
-
[단독] 종합감사서도 문제교원 파악못해… “하늘이법 제정”
-
[단독]‘방음’ 시청각실 미리 물색했나…경찰, 하늘이 담당 돌봄교사 참고인 조사
-
[단독]주변 학교선 금지하는데… 이 학교는 ‘자율귀가’ 시행
-
임용때 인적성 검사로 ‘끝’… 교사 정신질환 파악조차 힘들다
-
표창원 “하늘이 살해 교사, 자칫하면 할머니도 해쳤을 가능성”
-
초교생 살해 교사 "맨 마지막 하교 학생 노렸다"
-
가해교사, 사건 당일 흉기 구매… ‘책 보여주겠다’ 며 유인
-
[단독]오전 ‘교사 분리’ 의견 있었지만… 오후 비극 못막았다
-
“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보내요” 초등생 빈소 찾은 교사들 오열
-
대전 초등생 살해 여교사 7년전부터 우울증 치료 받아왔다
-
[속보]초등생 김하늘양 살해 여교사 체포·압수수색 영장 발부…경찰, 강제 수사 착수
-
경찰, “초등생 살해 여교사 신상공개 검토 중”
-
[속보]대전 초등생 살인 女교사, 나흘 전엔 동료 팔 꺾어…“그때 신고했으면”
-
교사 정신건강 관리 소홀 논란… ‘학교 안전’ 구멍
-
대전 초등생 흉기 사망사건 용의자는 돌봄아닌 ‘일반 교사’…학교는 11일 휴업
-
대전 초등학교서 교사가 8세 여아 흉기로 살해…범행 후 자해 시도
-
대전 초등생 父 "다시는 하늘이 같은 아이 나오지 않아야"
-
崔대행 "초등생 사망사건에 깊은 애도…철저히 조사해야"
-
‘유퀴즈’ 정신과 교수 “우울증은 죄 없다”…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에
-
전교조 "초등생 살해 교사 복직에 압력?…허위사실·수사의뢰"
-
최 권한대행, 피살 대전 초등생 하늘이 빈소 조문…"안타까워"
-
이수정 "교권침해 아냐…스트레스 교사 복직 때 평가해야"
-
"정상근무 가능" 김하늘양 살해 교사가 제출한 의사 소견서…논란 확산
-
안전한 하늘나라에선 즐겁게 뛰어 놀아… 눈물의 발인식
-
천하람 “장원영, 하늘 양 조문 안 가는 게 맞다” 왜?
-
"얼마나 아팠을까"…‘대전 초등생 피살사건’ 故 김하늘양, 오늘 발인
-
[단독]교사 임용 단계부터 ‘정신 질환’ 걸러낸다
-
“장원영, 하늘이 보러 와달라…” 아버지 요청에 네티즌 찬반논란
-
‘초등생 피살사건’ 가해 교사, 교육감 표창 등 ‘9차례 수상’
-
“웃는 얼굴이 이렇게 예쁜데… 하늘아, 잘가”
-
초등생 살해 교사, 흉기 사며 "잘 드는 칼 있나요? 회 뜨려고"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