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부담’ 맞벌이 부모들 걱정
일부선 ‘픽업대행’ 알아보기도


부모들이 신뢰해온 ‘공교육’ 공간에서 교사가 1학년 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특히 자녀의 귀가를 책임지지 못하는 맞벌이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일부 학교는 ‘1담임 1보조교사’ 등을 운영하며 보호자에게 직접 ‘손에서 손으로’ 넘겨주는 반면, 다수 학교는 인력 문제 등으로 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학교별 ‘안전 격차’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전 내 한 초교, 경기의 B 초교 등은 저학년을 대상으로 ‘1담임 1보조교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수업이나 돌봄교실이 끝나면 교문까지 담임교사나 돌봄교사, 그리고 보조교사가 역할을 나눠 직접 학생들을 셔틀버스에 태우거나 동행해 보호자에게 인도하는 일명 ‘hand to hand’ 시스템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립초는 1명의 담임이나 돌봄교사가 요일마다 하교 시간·방법이 각기 다른 학생들의 귀가를 책임지고 있다. 부족한 공교육 인력이 공립초와 사립초의 ‘교육 격차’에 이어 ‘안전 격차’까지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맞벌이 학부모 구모(33) 씨는 “학생의 귀가안전 수준마저 경제적 여유에 따라 갈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학부모 권수현(39) 씨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이가 혼자 ‘자율 귀가’하는 날 픽업해줄 수 있는 업체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립초 교사들은 돌봄교실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지역 초교 1학년 담임교사 A 씨는 “저학년은 날짜와 요일 개념이 부족해 하교 시간은 혼란 그 자체”라며 “교사가 다른 학생을 챙기는 사이 돌봄교실에 있어야 할 아이가 혼자 학원에 가기도 하고, 학부모와 소통이 잘 안 돼 인계 장소가 엇갈리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초등교사 B 씨는 “교사 한 명이 20여 명의 아이들을 책임지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장대진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정부는 저출산을 이유로 교사 수를 줄이고 있다”며 “안전사고 위험 증가 등으로 교사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만큼, 학생 수가 아닌 교사들의 업무량을 기준으로 교사 수 증감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율·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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