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삼성·대치·청담 규제해제
가격상승 전망에 매물 자취감춰
“얼마 오를까” 부동산 문의 빗발
일각선 “큰 영향 없을 듯” 반론
市, 건설·시공 규제철폐도 추진

서울시가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의 ‘국제교류복합지구’ 일대 토지거래허가(토허)구역 지정을 약 5년 만에 대폭 해제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 구입)가 가능해지면서 거래량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호재를 맞은 강남구와 송파구는 토허구역 해제를 적극 반겼지만, 이번 해제조치에서 제외된 곳에서는 역차별 논란도 제기되는 등 ‘서울 안의 지역갈등’ 양상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 정책 화두로 ‘규제철폐’를 내건 만큼, 서울시는 조만간 건설·시공 분야 규제 완화 조치도 내놓을 방침이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토허구역 해제 발표로 ‘잠실 대장주’로 꼽히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에 대한 갭투자가 가능해지자, 매물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당분간 인근 부동산 가격이 요동칠 전망이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해제 결정 이후 집주인들로부터 ‘가격이 얼마나 오를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대형 평수부터 빠르게 매물이 거둬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초구 등 상급지로 갈아타기 위해 집을 내놓을 시점을 보고 있던 일부 집주인이 매도를 보류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매하려는 상급지로의 교체 수요가 상당하므로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되며, 거래량 증가와 가격 강세, 갭투자 수요 유입이 봄 이사 철에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가격이 일부 선(先)반영 돼 있고, 정부의 대출 축소 기조를 고려할 때 큰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서울 자치구들과 주민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이번에 대거 해제된 송파구와 강남구 관계자들은 주민들의 실거주 환경 개선과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자치구는 남아 있는 규제까지 폐지되도록 서울시와 지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미 재건축이 진행 중이란 이유로 토허구역 해제에서 제외된 자치구 관계자는 “토허구역 해제 발표 이후 주민들이 서울시에 항의성 민원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차별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토허구역 해제에 이은 서울시의 다음번 규제철폐 대상은 건설·시공 분야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건설시공자들을 대상으로 입찰 절차와 필요 서류를 간소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세부안을 마련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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