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환경단체가 지난 11일 공개한 비버 사진. 클라바바 강 유역으로 유입되던 오염물질을 막는 댐 건설계획을 비버가 해결했다고 전했다. AFP 연합뉴스
체코 환경단체가 지난 11일 공개한 비버 사진. 클라바바 강 유역으로 유입되던 오염물질을 막는 댐 건설계획을 비버가 해결했다고 전했다. AFP 연합뉴스


체코 지역의 한 습지에서 비버가 지은 댐으로 오염물질 유입이 차단돼 생태계 보호를 위한 약 17억 원 규모의 예산이 절약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12일 가디언과 라디오 프라하 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체코 당국은 프라하 인근 클라바바 강 유역에 서식하는 생물 보호를 위해 인근 두 지역의 연못에서 유입되는 각종 오염 침전물 및 산성수를 막는 장벽 건설을 추진중이었다. 지난 2018년 착수됐던 이 프로젝트는 건축 허가를 받았지만 오랜 기간 군사 훈련장으로 사용돼 온 토지에 대한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오랜 기간 지연됐다. 그러나 이 기간 비버들이 인근에 스스로 댐을 짓기 시작하면서 오염수 및 산성수 유입이 끊긴 것이다. 당초 환경보호론자들이 댐을 만들어 습지를 조성하려던 오랜 계획이 행정적 문제로 씨름하는 동안 동물에 의해서 해결돼 비용까지 아끼게 된 것이다. 체코 자연 보호 기관의 보후밀 피셰르는 AFP통신에 "그들은 연못과 운하가 있는 습지를 만들어 계획했던 것보다 약 두 배 더 큰 보호구역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피셰르는 "비버의 활약으로 우리의 예상보다 약 3000만 코루나(17억 원)의 예산이 절감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비버는 인근 협곡에 최소 4개의 댐을 건설했고, 더 많은 댐을 건설해 가고 있다고 가디언 등은 전했다. 피셰르는 "우리는 댐 건설을 논의할 때 물 회사와 토지를 소유한 산림 회사와만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피셔는 "비버는 정말 환상적이며, 피해를 입힐 수 없는 지역에 있을 때는 훌륭한 일을 한다"며 "앞으로 10년 동안 비버와 갈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비버의 댐은 모든 지역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후위기와 맞물려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폴란드에서는 이례적인 폭우로 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홍수 피해 원인으로 비버를 지목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비버가 제방의 안정성을 위협한다"며 "때로는 동물 보호와 도시 안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비버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비판했다.

박준우 기자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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